대통령실 "尹, 명태균 경선룰 간섭에 매몰차게 끊어…공천개입 없었다"(종합)

연합뉴스 2024-11-02 00:00:35

운영위 국감서 野주장 반박…"덕담 건넨게 전부, 정치·법·상식적으로 문제안돼"

"尹, 명태균에 '전화하지마' 관계 끊어…김여사는 남편 몰래 좋게 달래려 해"

"관저에 호화시설 없어"…지지율 19%에 "부족한 점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정진석 비서실장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승욱 곽민서 기자 = 대통령실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내용과 관련한 야권의 공세를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야당의 주장에 "윤 대통령은 취임 전후에 공천 개입,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관계에 대해서는 명씨가 경선룰에 간섭하려고 해 윤 대통령이 매몰차게 관계를 끊었다고 했다.

다만, 김건희 여사는 당시 윤 대통령의 대선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가족의 입장에서 윤 대통령 몰래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얘기하려 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답변하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 "당선인 신분으로 덕담 건넨 것이 전부…정치적·법적·상식적 문제없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에 대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는 내용"이라며 "공천에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입증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의) 일방적인 정치 주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다고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지만, (2022년) 5월 9일 통화는 대통령이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이었다"며 "공무원 직위에 없던 시점에서의 워딩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법률은 없다"고 했다.

이어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그 사람도 초반에는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 전화 받은 것"이라며 "전화 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 野 '불법 공천개입'에 "공천 의견개진, 설사 사실이라도 전혀 문제안돼"

정 실장은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은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당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천 개입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례를 거론했다.

정 실장은 "현기환 수석의 경우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친박(친박근혜) 리스트를 제공하고 공천룰 관련 자료 등을 전달해서 공천을 종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며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의견 개진은 당원으로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이 불법 선거 개입을 했다', '불법으로 공천 개입을 했다'는 이야기는 당의 권한. 즉,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라며 "(재보선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과 당시 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도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했다.

또 "녹취에 등장하는 명태균 씨도 전혀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 녹취는 모든 내용이 아니라 잘린 것 같다',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워딩이 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감사 출석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 "나하고 집사람한테 전화하지마"…경선룰 간섭해 매몰차게 끊어

정 실장은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의 관계에 대해 "(윤 대통령이)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 출마를 하게 됐는데 유명한 정치인을 많이 아는 사람이 이런 관점으로 이야기하면 솔깃하지 않았겠는가"라며 "본질은 명태균 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매몰차게 끊었다고 한다. 경선룰에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하고 딱 끊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은 매몰차게 명태균 씨를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 여사는 그렇게 못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태균 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얘기해서 선거(대선)를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 상태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선서하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 "관저에 사우나·스크린 골프 없어"…지지율 19%에 "더 노력하겠다"

이날 운영위 국감에서 한남동 관저에 호화 스크린 골프 시설이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대통령실은 "현재 관저에는 사우나도 없고, 스크린 골프장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공사에 참여했던 분의 제보"라며 한남동 관저 내 20평 정도의 스크린 골프 장비가 설치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은 "과거 청와대 관저에는 (스크린 골프 시설이) 있었지만, 제가 증인선서까지 했다. (현재는) 없다"고 답했다.

정진석 비서실장도 "대통령 내외분이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에 호화시설이 있느냐가 초점인 것 같은데 사우나나 스크린 골프 시설은 없다"며 "아주 검소하고 초라한 대통령 관저라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다는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높은 지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도 드린다"며 "(윤 대통령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등시키기 위해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