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에서 동고동락했던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국정감사장을 무대로 '설전'을 벌였다.
천 의원은 "이러니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모양인 것"이라고 말하자, 정 비서실장은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 명태균 씨를 두고도 책임론 공방을 이어갔다.
1일 대통령실을 상대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두 사람의 설전은 윤 대통령이 공천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명 씨에게 말한 통화 녹취록을 두고 시작됐다. 천 의원이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정 비서실장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한테 가서 물어보라"며 맞받으면서다.
천 의원은 "쫓아내기 직전이었던 이준석 당시 대표 거론하면서 국민들에게 눈속임하려 하니까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런 사태가 있다고 해서 대통령실이 거짓된 해명을 국민 앞에 내놓은 게 달라지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정 비서실장은 "김 전 의원 공천은 천 의원도 잘 아는 이준석 당시 당대표가 아무 문제 없다고 한 것"이라며 "천 의원님은 명 씨랑 이준석 전 대표랑 새벽 네 시에 사찰에 가서 홍매화를 같이 심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천 의원이 "저랑 싸우자고 나온거냐"며 발끈하자 정 비서실장은 "천 의원이 명 씨를 더 잘 알지 않으냐"며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천 의원은 녹취록과 관련해 "정 비서실은 대통령도 아니고 당선인이니까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공천과 관련해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지시)에 대해 이야기한 녹취가 나오지 않았느냐. 이를 보는 국민들이 즐거우시겠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정 비서실장은 "국민들마다 판단이 다를 것"이라며 "그 문제의 녹취가 임의로 조작된 듯하다는 전문가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천 의원은 "녹취도 부정하시는 거냐. 이게 조작되었다는 거냐"며 따져 물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지지율'을 놓고도 이어갔다. 천 의원이 "이 전 대표 물타기 한다고 물 타지냐. 이러니까 지지율이 이 모양인 것"이라며 "국민 앞에 잘못한 거는 제대로 잘못했다고 인정해야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한다고 그게 되나"고 꼬집었다.
정 비서실장은 즉각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시라"며 미러링(상대방 표현을 그대로 인용해 반박하는)식 대응에 나섰다.
양측이 물러설 기색이 없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이 정 비서실장의 발언 시간을 중단하고 중재를 시도했다. 박 위원장은 "비서실장, 지금 뭐 하시는 거냐. 5선 국회의원 출신이신데 국회에 기관증인으로 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 비서실장은 "지나친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되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국회를 모욕할 의도는 없다"며 "국회 모욕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회 상황이 바로 국회 모욕이다. 이 반민주적, 반헌법적 운영이 바로 국회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 지지율에 대해서 결국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사람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높은 지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지난달 29~31일 성인 1005명 대상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역대 최저치이자 20%대가 무너진 19%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72%였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32%, 조국혁신당 7%, 개혁신당 2% 순이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