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랑스러워했으면”…6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난 두아이의 엄마

데일리한국 2024-11-01 13:35:21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30대 엄마가 장기 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0월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이근선(3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양쪽), 안구를 기증했다고 1일 밝혔다.

이씨는 2014년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지난 4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10월1일 집에서 갑작스레 쓰러졌다. 이를 자녀가 발견해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씨의 가족들은 9살, 10살인 자녀들에게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서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 기증을 결심했다.

앞서 이씨 가족 모두는 2006년에 뇌사상태 또는 사망 이후 장기·인체조직을 기증하겠다고 기증원에 등록해 생명 나눔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이씨의 딸이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엄마는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일을 했다”고 답해줬다며 마음 아픈 이별의 순간 착한 일을 하고 가는 이씨를 생각하니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이씨의 남편 김희수씨는 아이들이 천사와 같은 엄마가 다른 생명을 살렸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언론 보도를 결심했다.

경기 화성시에서 1남1녀 가운데 장녀로 태어난 이씨는 웃음이 많고 밝아서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긍정적 성격이었다. 이씨는 클래식 작곡과 피아노 강습 등의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