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 작년보다 4.6%↑…반도체 역대 10월 중 최대실적 6년 만에 경신
7월부터 월별 수출 증가율은 꺾여…산업장관 "연말까지 역대 최대수출 달성 목표"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글로벌 불확실성과 역기저효과 우려 속에서도 10월 수출이 1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터널을 빠져나와 플러스로 전환한 데 따라 역기저효과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올해 10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4.6% 늘어나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다만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고 대외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이 3분기부터 둔화하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575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6% 증가했다.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31억7천만달러를 나타내 지난해 6월부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부는 "올해 8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수출을 견인한 것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 일각에서 '반도체 겨울론'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한국 수출의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25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6년 만에 경신했다.
올해 들어 월별 반도체 수출액을 보면 1월(94억달러)과 2월(99억달러)을 제외하면 3월부터 110억∼130억달러 안팎을 기록하며 탄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삼성전자 등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우려는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쪽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하 이후 빅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인 설비 투자나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수출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도 작년보다 5.5% 증가한 62억달러로 집계돼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5.9% 증가한 19억달러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대(對)중국 수출도 활기를 띠었다.
특히 10월에는 대중국 수출 품목 1·2위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0.9% 늘어난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133억달러)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다.
양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도 10월 중 최대실적인 104억달러를 나타냈다.
대(對)미 수출은 15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중동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 요인에 더해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은 한국 수출에 불안감을 고조하고 있다.
특히 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 등으로 점차 낮아져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1%로 집계하면서 순수출이 -0.8%p를 기록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고 밝힌 것도 이런 우려를 더했다. 이에 대해 무역업계는 "한국은행의 통계는 가공통계인 계절 조정을 하다 보니 수출이 전 분기 대비 소폭 마이너스로 나온 것"이라며 "산업부의 수출입 동향 통계는 가공하지 않은 원계열 통계로, 원계열 통계에서는 수출이 전년과 전 분기 대비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강해진 수출 증가세가 올해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져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겠다"며 "민관 원팀으로 수출 확대를 위해 모든 가용한 자원을 집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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