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에코프로가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과 원자재 가격 하락 영향으로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양극재 수요 감소와 리튬 및 니켈 가격 하락 등으로 전지재료 사업 부문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4분기부터 원가 절감과 원료 가격 상승을 통한 실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943억원, 영업손실 1088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8% 감소했다. 순손실은 11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광물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확대됐으며, 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역래깅 효과)로 인해 재고 평가 충당금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손실 폭이 커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에코프로그룹 분기 실적 변화. 출처=에코프로 제공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양극재를 주력으로 하는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5219억원, 영업손실 4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1.1% 감소한 수치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양극재 사업은 현재 전반적인 재고 조정 영향으로 4분기에도 유의미한 물량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년 중 이차전지 시장의 장기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양극재 수요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업황 둔화와 고객사 편중에 따른 리스크 축소를 위해 기존 고객사의 신규 프로젝트 참여,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 신규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최소 2~3곳 정도의 OEM향 물량 수주를 위해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또 유럽 현지 내 신규 양극재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유럽 지역에서 생산된 양극재의 경쟁 우위 요소를 활용해 신규 수주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전구체 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매출 659억원으로 전분기(667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판매가격 하락으로 영업손실 385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에코프로는 4분기부터 전구체 외부 판매 물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박재하 에코프로 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양극재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을 받고 있지만, 현재 다수의 국내외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4분기부터 외판 물량이 증가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토털 솔루션 기업인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매출 561억원,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선방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50.3% 줄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19.8%, 58.2% 증가했다.
내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재고 소진 및 금리 인하로 소비자 구매력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CFO는 "전구체의 외부 판매 증가가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광물 가격 하락으로 발생한 재고 평가 손실에도 불구, 리사이클링 공장 정상화 및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점진적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부진한 실적으로 주주들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광물 가격 하락세가 지속과 전방산업이 회복이 더딘 점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주주 여러분들에게 송구하다"며 "다만 기술 경쟁력 제고와 원가 혁신 등을 통해 삼원계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