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해 최근 '백일몽' 발표…"밴드 음악으로 차별화 주고파"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저는 (다이아 활동이) 끝나고 노래를 안 할 거라는 생각이 확고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영화 '라라랜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오디션'이라는 노래를 듣고 마음이 바뀌었죠."
걸그룹 다이아 출신 싱어송라이터 유니스는 지난 2022년 쉽지 않았던 그룹 활동을 마친 뒤 혼자서는 무언가를 할 수 없으리라는 무력감에 빠졌다. 그러던 어느날 영화 '라라랜드' OST '오디션'의 한 소절이 마음에 콕 들어와 박혔다.
'그녀는 웃으며 쳐다보지도 않고 센강으로 뛰어들었어요. 물은 꽁꽁 얼어있었고, 한 달을 재채기했지만, 또 할 거라고 하더군요.'
바보 같아 보여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겠다는 가사. 최근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유니스는 "이 노래를 듣고 엄청 울었다"며 "이 일(노래)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김정우(밴드 톡식 멤버) 프로듀서에게 연락해 나를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니스는 이렇게 톡식의 김정우와 손잡고 걸그룹 멤버에서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올해에만 '블랙홀'(BLACK HOLE), '꽃비', '자주 부르던 노래', 최근 '백일몽'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싱글을 내며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유니스는 "솔로 활동에 대한 욕구가 늘 있었다"며 "장르적 측면에서 걸그룹 노래는 내가 잘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라드도 한 적이 있고, 알앤비(R&B)도 좋아하고, 댄스곡도 낸 적이 있기에 장르를 가리는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가장 하고 싶어 하는 분야는 밴드 음악이다.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 않느냐"고 말하며 웃었다.
그가 지난 27일 발표한 새 싱글 '백일몽' 역시 밴드 음악이다. 유니스는 이별을 백일몽에 비유해 서정적으로 노래했다.
유니스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행복한 기억을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으냐. 그래서 이에 대한 곡을 써보면 어떨까 했다"며 "요즘도 다이아로 활동할 때 멤버들과 무대 위에 올랐던 꿈을 꾼다. 힘들었지만 무대 위에서는 행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먹고 싶은 것을 못 먹고 힘들어도 계속 웃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시 걸그룹을 할 것"이라며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유니스는 또한 "음악적으로 차별화를 두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김정우 프로듀서의 영향도 받았다. 가상 악기를 쓰지 않고 다 실연한 사운드"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실 다이아 활동할 때도 (소속사 김광수) 사장님이 밴드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저도 베이스를 배웠는데, 그때 흥미를 느끼고 밴드의 매력을 알게 됐다"며 "어렸을 때는 윤도현 선배님을 좋아했고, 윤하 선배님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고도 했다.
유니스는 다음 달 2일 서울 마포구 클럽 온에어에서 첫 번째 팬 미팅 '더 퍼스트 페이지'(The First Page)를 열고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팬들 앞에서 풀어낸다.
그는 "음악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사실 친구 같은 팬들 덕분"이라며 "내가 직접 일렉트릭 기타도 다룰 것이고, 커버곡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하지 못한 소통도 할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지금은 일단 팬 미팅으로 시작하지만, 공연 규모를 점점 키워서 솔로 뮤지션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10년 가까이 활동하며 음악을 포기하지 않은 저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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