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이 자리에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반면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조사 자체를 거부하며 여전히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 ⓒ연합뉴스문체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 점검 최종 브리핑을 가졌다.
지난 8월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배드민턴협회의 불합리한 처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후 문체부의 조사가 진행됐다. 문체부는 9월10일 중간 브리핑에서 안세영이 주장했던 후원사 문제, 비 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과 관련한 설명 및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보조금 관리 법률 위반,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횡령 및 배임 가능성을 제기했다.
문체부는 이 자리에서 선수단 내 부조리 및 선수 부상 관리 체계 개선, 선수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참여 보장, 단·복식 체계적인 훈련 등을 약속했다. 또한 안세영이 주장했던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가대표 출전 제한 폐지, 개인 후원 부활, 복식 선발 주관적 평가 폐지도 공약했다. 또한 배드민턴협회와 관련한 비리까지 모두 공개했다.
문체부 이정우 체육국장은 끝으로 “국가대표 지원 강화, 불합맇산 개선은 누가 봐도 당연한데 이제 개선하겠다고 해 선수들께 죄송하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예기해주시기 바란다. 꼭 살펴보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배드민턴협회에게는 이번이 스스로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자정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협회 모든 임원을 해임하는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다른 예산의 지원을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김택규 회장. ⓒ연합뉴스그러나 이날 문체부가 공개한 내용 중 충격적인 사실도 있었다. 바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조사 거부.
문체부는 김택규 회장이 지난 9월26일 대면조사 현장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정우 체육국장은 이에 대해 “김택규 회장이 ’피의자가 아닌데 왜 이런 조사를 하냐, 자신은 문체부 담당 국장과의 면담인 줄 알았다‘면서 조사에 불응하고 퇴장했다. 그 이후 곧바로 수사 의뢰를 할까 하다 그동안 대한배드민턴협회의 행태로 봐서는 법정까지 가서 다툴 사안이라 최대한 협회 관계자의 방어권을 보호하고 향후 추후 행정 쟁송에서 쓸 근거를 남기기 위해 문답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국체전참전, 국정감사 참석으로 계속 날짜를 미뤘다. 최종적으로 11월4일 이후에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조사 기간은 10월31일까지 인데 회장 한 명으로 인해 이를 연장할 수 없어 그대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이날 횡령, 배임 혐의로 김택규 회장을 수사 의뢰했다며 배드민턴협회에 해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폭언, 욕설 혐의에 의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자신은 끝까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조사 자체를 거절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보여준 뻔뻔한 행보를 이번에도 이어간 셈. 고개를 숙인 문체부와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