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30)가 LA 다저스 이적 첫 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2025시즌부터는 마운드에도 선다. '다저스 왕조'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선발투수 오타니'가 찾아온다.
다저스는 10월31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9시8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월드시리즈(7판4선승제) 5차전 양키스와 원정경기에서 7-6으로 이겼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이로써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전적 4승1패를 기록하며 팀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단축시즌이었던 2020시즌 이후 4년만에 왕좌에 올랐다. 풀시즌 기준으로는 1988시즌 이후 36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24시즌 다저스의 우승을 이끈 주인공은 오타니였다. 시즌을 앞두고 10년간 총액 7억달러(약 9670억원)의 몸값과 함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첫 해 메이저리그 최초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타율 0.310 54홈런 109타점 59도루 OPS(장타율+출루율) 1.036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내셔널리그 최초 지명타자 MVP를 예약한 상태다.
오타니의 활약과 함께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입성 7년 만에 처음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0.200 1홈런 4타점 OPS 0.623으로 부진했다. 큰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타율 0.364 2홈런 OPS 1.184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월드시리즈에서 어깨 부상 후 타율 0.105, OPS 0.385로 부진했지만 정규리그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의 활약만으로도 오타니는 다저스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AFP이제 모두의 이목은 다저스의 왕조 건설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다저스는 현재 오타니 외에도 'MVP 출신'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 버티고 있다. 오타니부터 베츠,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한다.
여기에 불펜진은 리그 최고의 양과 질을 자랑한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스위퍼를 갖춘 블레이크 트레이넨을 필두로 수많은 불펜데이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난 수년간 다저스의 불펜진은 선발진의 약점을 메웠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신들린 불펜 운영으로 호성적을 만들었다.
다만 부진한 선발진이 계속해서 반등을 하지 못할 경우, 투수진 붕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2024시즌 타일러 글라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두 투수 합계 224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워커 뷸러는 7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38로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2025시즌 천군만마를 맞이한다. 2024시즌 지명타자로만 활약했던 오타니가 재활을 마치고 투수로 복귀한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481.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통산 이닝당출루허용률(WHIP)도 메이저리그 정상급 수치인 1.08을 기록했다. 2022시즌엔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166이닝)으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하기도 했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스위퍼,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까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구위를 갖췄다. 다저스의 유일한 고민인 선발진을 장점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자원이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물론 오타니에게도 과제는 있다. 투수로 활약했던 5시즌 중 2022시즌만 규정이닝을 채웠다. 타자까지 병행하기에 체력적인 면에서 늘 어려움을 겪었다. 2025년엔 만 31세 시즌을 맞이하기에 체력적인 어려움이 더 극대화될 수 있다.
2021시즌과 2023시즌 이도류로 맹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 만장일치 MVP를 거머쥐었던 오타니. 2024시즌엔 지명타자로만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제 오타니와 다저스는 ‘왕조 건설’을 꿈꾼다.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에이스 오타니’가 필요하다. 오타니가 체력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저스 선발진을 환골탈태 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