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인생은 이호준처럼’
야구팬들에게는 유명한 말이다. 처음에는 FA시즌에만 잘해 거액의 FA계약을 따내는 이호준을 조롱하는 말이었지만 NC 다이노스에 와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화려한 마무리를 했기에 조롱에서 야구계의 명언으로 승격화된 말.
바로 그 이호준이 이제 감독으로써 첫 발을 내딛었다. 과연 선수로써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고 불릴 정도로 부러움을 사고 뛰어났던 그가 감독으로도 ‘감독도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10월31일 오후 2시 경남 창원의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NC의 4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호준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NC 팬들 입장에서는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NC 출신 선수가 지휘봉을 잡았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37세의 나이에 NC 유니폼을 입은 이호준은 2021년 은퇴할때까지도 OPS(출루율+장타율)가 평균 8할후반대를 기록할정도로 마지막까지 대단했다.
사실 이호준은 SK시절 부진하다 FA시즌만 되면 맹활약해 거액 계약을 받아 팬들로부터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조롱 아닌 조롱을 들었다. 실제로 이호준은 2007시즌 생애 첫 3할타율에 SK의 우승을 이끌어 4년 34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또한 2012시즌에도 3할 타율에 4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하며 3년 20억원에 NC로 이적했다.
이것이 반복되자 그마저도 인정하는 분위기가 생겼고 NC에서 말년에도 뛰어난 활약을 하며 ‘모범적인 고참’으로 인정받아 화려하게 은퇴하자 그 말은 야구계의 명언이 됐다.
이호준 신임 감독은 “NC는 나를 살린 곳”이라며 “사실 예전에는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이 정말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건배사로 쓸 정도다. 다 NC 덕분”이라며 웃었다.
그런 그가 자신을 살린 그곳 NC에 감독으로 돌아왔다. 선수 은퇴 후 일본 연수를 다녀온뒤 NC 코치로 있었고 이후 LG에서 코치로 있다 2024시즌은 수석코치까지 지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야구계에서는 ‘곧 감독이 될만한 인물’로 꾸준히 이호준이 언급될 정도로 인정받아왔다.
물론 불안함은 있다. 코치로 오래했지만 감독은 완전히 다르다. 코치로 성공해도 감독으로 성공하는게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처음’ 감독직을 하기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선수로써 은퇴하고 코치까지 해본 NC이기에 그 불안감은 덜하다.
이호준 감독도 취임식 이후 취재진을 만나 “4번 욕먹고 6번 칭찬듣겠다”며 욕먹을 각오도 되어 있음을 밝혔다.
ⓒ연합뉴스NC는 변화가 필요하다. 2024시즌 수많은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긴 했지만 9위라는 성적으로 추락했다.
과연 선수로써는 한국의 그 어떤 야구선수도 갖지 못했던 명언과 같은 별명을 얻었던 이호준은 첫발을 내딛는 감독에서도 ‘감독도 이호준처럼’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2025시즌 NC를 지켜볼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