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화장실 방향제에 몰카 설치, 알고 보니 범인은 ‘회사 대표’

데일리한국 2024-10-26 11:44:54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회사 내 여자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했는데,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사람이 다름 아닌 회사 대표라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이 사건의 피해자인 30대 여성 A씨의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8일 A씨가 근무하는 사무실 내 여자화장실에서 발생했다. A씨는 2년 전 이 회사에 입사해 남자 대표와 함께 6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다. 그런데 최근 화장실에서 소름 끼치는 상황을 겪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여자화장실은 변기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문이 있고 정면에 벽이 있는 구조다. 그 벽 쪽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강아지 모양의 방향제와 검은색 원통형 방향제가 놓여 있었다.

A씨는 “그날은 평소와 달리 휴대폰을 두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휴대폰이 없으니 정면을 자연스럽게 보게 됐는데, 원통형 방향제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게 보였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의아함에 방향제를 열어본 A씨는 내부에서 카메라를 발견하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A씨는 “카메라의 촬영 각도를 보니, 변기에 앉으면 얼굴이 찍히고 일어나면 하반신이 그대로 찍히는 위치였다”고 했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에 앞서 대표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며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누가 설치했는지 밝히고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표는 “이걸 누가 설치한 거냐”며 놀라는 듯한 반응을 보이더니, 카메라를 확인하겠다고 건네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는 무릎을 꿇고 A씨에게 “호기심에 오늘 처음 설치했다. 없던 일로 해달라. 정말 죄송하다”고 빌기 시작했다. 불법 촬영을 한 사람이 회사 대표였던 것.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시라”며 카메라를 돌려받으려 했다. 그러자 대표는 카메라를 창 밖으로 던져 증거를 없애려 했고, 그 후 곧바로 자리를 피했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과 함께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대표는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창 밖으로 던진 카메라는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대표가 이혼한 상태였으며 약 6개월 전부터 자신에게 문자와 사진을 보내는 일이 잦아졌다고 회상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불순한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일로 인해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현재 경찰은 대표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분석하는 한편, 사라진 카메라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