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자산가가 사라졌다…사망 후 증발한 56억의 행방은? ('궁금한 이야기Y') [종합]

스포츠한국 2024-10-25 22:09:41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궁금한 이야기Y'에서 사라진 재산, 거짓된 신분, 그리고 꿈을 향한 열정, 세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25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120억 자산가 권 씨의 사망과 함께 사라진 56억 원의 해방과 변호사와 의사를 사칭하며, 사기극을 벌이고 다니는 박 씨의 이야기, 그리고 암 투병 중에도 무대에 서기를 멈추지 않았던 서무석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돼 궁금증을 자극했다.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120억 자산가 권 씨의 사라진 56억 원, 의문 속의 혼인과 비극적 결말

부동산 투자에 성공해 120억 원대 자산가가 된 권 씨(가명)의 사망과 함께 그의 자산 중 56억 원이 사라졌다. 서울의 알짜배기 상가 두 채를 소유하며 평생을 절약하며 살아온 권 씨는 돈을 쌓아두는 것이 유일한 기쁨일 정도로 검소한 생활을 해왔다. 이웃들 사이에서 그는 "구두쇠 할아버지"로 불릴 만큼 평소 소비를 아끼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이웃들의 눈에 늘 보이던 권 씨가 돌연 사라졌다.

6개월 동안 연락이 끊긴 권 씨를 찾기 위해 그의 아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얼마 후 경찰이 확인한 권 씨의 행방은 놀랍게도 인천의 한 요양병원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병원에서 권 씨를 돌보고 있던 60대 중국 국적의 최 씨(가명)였다. 최 씨는 자신이 권 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권 씨가 말기 암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들 부부는 아버지와 최 씨 사이에 발생한 이 혼인신고와 재산의 변동에 강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아들 부부가 알아본 결과, 최 씨가 혼인신고를 한 시점은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은 바로 그날이었다. 권 씨는 병세가 심각해 항암 치료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 씨는 자신이 10년 이상 권 씨와 함께 생활해왔고, 남편의 병간호를 위해 요양병원에 모시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들 부부는 아버지가 왜 가족들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요양병원에 입원했는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권 씨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이후 그의 계좌에서는 총 56억 원이 인출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평소 공과금 외에는 출금 기록이 거의 없던 권 씨의 계좌에서 이토록 거액의 돈이 빠져나간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최 씨는 돈의 사용 내역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고, 진영 씨 부부가 병문안을 다녀간 지 불과 3일 만에 권 씨를 병원에서 퇴원시켰다. 이후 권 씨는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점차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7월 1일 세상을 떠났다.

권 씨와 최 씨 사이의 혼인은 진정한 사랑의 결실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재산을 노린 치밀한 사기극이었을까? 진영 씨 부부는 아버지의 사망 직전 혼인신고와 거액의 재산 인출을 두고 의혹을 제기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를 고민 중이다.

과연 권 씨와 최 씨 사이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사랑과 사기의 경계에 선 이번 사건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긴 채 끝을 맺었다. 권 씨의 사망 이후 남겨진 가족들은 사라진 56억 원의 행방과 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거짓된 신분과 사기: 변호사·의사 사칭한 박 씨의 충격적 이중생활

사회적으로 신뢰받는 직업인 변호사와 의사라는 타이틀을 사칭해 수년간 주변 사람들을 속여온 한 남성의 충격적인 사건이 드러났다. 박 씨(가명)는 뛰어난 경력을 가장하며 신뢰를 쌓았지만, 그의 모든 이력은 거짓이었다. 결국 혼인 무효 판결과 수억 원의 사기 피해가 밝혀지며 피해자들은 그에게 법적 책임을 물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전문의 수진 씨(가명)와의 만남이었다. 수진 씨와 박 씨는 7개월 동안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박 씨는 영국과 홍콩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현재는 한국의 한 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같은 화려한 이력을 믿은 수진 씨는 박 씨와 혼인신고까지 마치며 부부가 되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혼 후 수진 씨는 박 씨의 경력에 의심을 품게 되었고, 조사 끝에 박 씨의 모든 신분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이나 홍콩에서의 변호사 자격도, 교수로 재직 중이라는 이력도 모두 허위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법원은 혼인 취소 판결을 내렸고, 두 사람의 혼인은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결혼 생활은 불과 6개월 만에 끝나고 말았다.

거짓 신분뿐 아니라, 박 씨의 경제적 범죄 역시 밝혀졌다. 수진 씨의 통장에서 몰래 수억 원을 인출하고, 그녀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마음껏 돈을 쓴 것이다. 그 피해액만 3억 원에 달했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당당하게 거짓을 주장하며 법원을 기만했다. 그는 마치 미국 변호사협회에 가입한 것처럼 캡처 화면을 제시해 법정에서 신뢰를 얻으려 했으나, 이는 명백한 조작임이 밝혀졌다. 이에 재판부는 박 씨의 태도에 강한 분노를 표하며 엄정한 판결을 내렸다.

박 씨의 피해자는 수진 씨만이 아니었다. 한 여성 민 씨(가명) 역시 박 씨의 말에 속아 미국 영주권이 있다는 것을 믿고 금전적 도움을 줬다. 민 씨는 박 씨의 신분과 자격을 철석같이 믿고 거액의 돈을 빌려줬지만, 결국 6년간 박 씨에게 약 7억 원을 갈취당한 뒤 진실을 알게 되었다. 박 씨는 민 씨의 카드로 혼인 취소 소송 비용까지 결제하는 대담한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처음으로 박 씨의 행각이 폭로되었을 때 그는 서면으로만 답변을 남기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일체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박 씨가 또다시 "의대를 졸업하고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을 속이는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작진은 박 씨가 재직 중이라고 주장한 병원을 찾아자 잠복 끝에 박 씨를 만난다. 박 씨를 제작진을 보자 "촬영 끝난 거 아니었어요? 후속 내용 촬영 중이에요?"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제작진의 질문에는 "현재 답해줄 수 없다. 변호사와 이야기 해라. 지금 입원을 해야 해서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다"며 자리를 피해 결국 박 씨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법적 대응을 통해 박 씨의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혀내고 정의로운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사진 출처= SBS 제공 / '궁금한 이야기Y' 방송 화면

'랩 때리는 셋째 공주' 서무석 할머니의 마지막 무대, 그 뜨거운 이별의 순간

지난 10월 15일, 경북 칠곡의 한 장례식장에는 이색적인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조문객들 사이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화려한 복장과 독특한 스타일로 무대를 꾸민 이들이었다. 바로 평균 연령 86세의 할머니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이었다. 그들은 이날 세상을 떠난 멤버 서무석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특별한 공연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랩과 인생을 사랑했던 무석 할머니를 위한 이들의 작별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 그의 열정적인 삶을 기념하는 축제와도 같았다.

서무석 할머니의 투병 사실은 올해 초 가족들에게 처음 알려졌다. 할머니가 몸에 혹이 있다며 불편함을 호소한 것이 발단이었다. 가족들이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할머니는 림프종 혈액암 3기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남은 시간이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어머니가 남은 시간을 걱정 없이 보내길 바라며 암 진단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무석 할머니는 이미 본인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병원에서 나오는 자료와 의료진의 대화 등을 통해 눈치챈 것이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가족들을 놀라게 하며 한 가지 부탁을 남겼다.

"랩 선생님과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에게는 병을 숨겨 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랩 활동에 방해가 될까 걱정하며, 아픈 티를 내지 않고 평소처럼 활동을 이어가고 싶어 했다. 평소 랩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할머니의 요청에 가족들은 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할머니의 예상 밖 의지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시한부 3개월 선고를 받았지만, 무석 할머니는 7개월을 넘겨 랩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과의 공연을 즐기며 자신의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삶을 채웠다. 멤버들 역시 할머니가 아픈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그의 병세를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무석 할머니는 병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그제야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은 그녀가 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놀라움과 슬픔에 빠졌다. 입원 일주일째가 되던 날인 10월 15일, 무석 할머니는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쓰던 랩 가사를 마지막까지 완성하지 못한 채 가족과 친구들 곁을 떠났다.

서무석 할머니의 장례식에서는 '수니와 칠공주' 멤버들의 특별한 공연이 이어졌다. 무석 할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멤버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랩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무석 할머니의 빈자리를 느끼며 눈물을 흘렸지만, 할머니의 삶을 축하하며 그와의 마지막 인사를 랩으로 표현했다. 화려한 모자와 왕 목걸이를 한 할머니의 영정사진은 그의 당당하고 열정적인 삶을 상징하는 듯했다.

'수니와 칠공주'의 멤버들과 가족들은 랩을 통해 무석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며 그를 떠나보냈다. 비록 그는 마지막 가사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인생의 마지막까지 랩을 향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유산은 단순한 음악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었다.

한편 '궁금한 이야기Y'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SBS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