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안덕근 장관-박지혜 의원, 산업부 에너지정책 놓고 '설전'

데일리한국 2024-10-25 17:03:23
24일 진행된 국회 산자위 산업부 종합국감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박지혜 민주당 의원(오른쪽 세번째)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24일 진행된 국회 산자위 산업부 종합국감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박지혜 민주당 의원(오른쪽 세번째)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국회 산자위가 24일 개최한 산업부 종합국감에서 정부의 원전과 재생에너지 정책을 놓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벌인 팽팽한 설전이 화제다.

안 장관은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균형 있게 보급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태양광·풍력은 전력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원전과 태양광·풍력 발전량 비율을 들며 “정작 확대해야 할 것은 재생에너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장관과 박 의원의 기싸움은 산업부 종합감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안 장관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박 의원에게 국제연구진의 논문을 인용해 “한국이 태양광·풍력으로만 전력 수요를 충당할 경우 42개국 가운데 공급안정성이 최하위”라고 말했다.

안 장관이 인용한 자료는 칭화대 등 국제연구진이 2021년 오픈 엑세스 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전세계 태양광·풍력 발전 의존에 관한 지리적 제약’이란 제목으로 게제한 논문이다. 태양광·풍력만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전송할 경우 전력안정성이 러시아 캐나다 호주 이집트는 높고, 한국은 최하위였다. 이탈리아와 일본보다 낮았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력안정성을 높이려면 △국토가 넓거나 △전력을 비축하는 에너지저장시설(ESS)이 있거나 △태양광·풍력 전력 생산용량을 사용량보다 많이 늘려야 한다. 한국은 어떤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고, 태양광·풍력·ESS 보급은 여러 이유로 더디기만 하다. 

박 의원은 보충질의까지 마친 시점에 이철규 산자위장에게서 발언권을 얻어 이를 다시 반박했다. 

박 의원은 “현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연평균 6GW하겠다고 올해 선언했고 11차 전력기본계획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확대를 천명했다"며 "하지만 현재 원전은 (발전량 비중이) 30%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을 합치면 6.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현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보면 에너지기술평가원 연구개발(R&D) 예산에서 신재생 예산은 2021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지금은 절반으로 줄은 반면, 원자력·방폐물 관련 R&D는 1.7배 증가했다”며 “전력산업기반기금 내에서 재생에너지 지원 예산은 반토막이 났다”고 밝혔다. 

또 “재생에너지를 6GW 보급하겠다면서 태양전지 텐뎀셀을 말했는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텐뎀셀 예산을 계속 줄였다”며 “이걸 보고 재생에너지에 힘을 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박 의원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량(RPS)을 전임정부는 2026년 이후 25%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현정부가 그 시기를 2030년으로 미뤘고 최근엔 RE100 물량을 RPS 목표에서 빼는 식으로 고시도 개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 보급 용량은 2020년을 정점으로 계속 줄고 있으며 태양광 가치사슬 제조업체 수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보급 해법으로 보급 목표 법제화와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법안처리에 민주당이 힘을 합치겠다고 하는데 산업부가 법안 처리가 늦다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느냐”며 “신안해상풍력을 집적화단지 방식으로 구축하는 걸 빨리 처리해주시고 2023년에 약속한 2026년 호남 지역 에너지저장장치(ESS) 1.4GW 약속도 지켜달라”며 주문했다. 이어 “제조시설의 경우 반드시 태양광을 사전에 설치해야 법인설립을 승인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는데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안 장관은 “알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산자위 위원 사이에서 “지혜 파이팅” 등의 멘트가 나오고, 이철규 위원장도 박 의원을 격려했다. 

산업부 종감에 참석한 안덕근 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부 종감에 참석한 안덕근 산업부 장관(왼쪽 두번째).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