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세액공제안 확정…K배터리 '훈풍' 기대

데일리한국 2024-10-25 16:13:42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조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내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최종 가이던스를 확정하면서 국내 배터리 산업에 이른 봄바람이 불고 있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변동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업계 긴장감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AMPC는 배터리·태양광·풍력 발전 부품, 핵심 광물 등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할 경우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와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오는 12월27일부터 발효되는 IRA 최종 가이던스를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가이던스를 보면 이차전지 셀과 모듈은 kWh당 각각 35달러, 10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태양광 모듈, 풍력 발전용 블레이드 등 다양한 첨단 제조 기술 제품에도 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또 배터리 원료인 핵심 광물의 경우 직·간접 재료비를 포함한 생산 비용의 10%가 세액 공제로 지원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혜택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이 없어,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최종 가이던스가 잠정 가이던스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배터리 모듈에 대한 세액 공제 요건이 다소 완화돼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번 최종 가이던스 확정으로 우리 산업계가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추가됐다"며 "지난 2년간 정부가 기업의 이익 극대화와 안정적 경영을 위해 업계와 소통하고 미국 정부와 협의해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안도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 속에서 AMPC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AMPC 4478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AMPC를 제외한 영업손실은 2525억원이었다. 3분기 잠정실적 역시 IRA 첨단 제조 생산 AMPC 금액을 제외하면 177억원 적자다.

SK온도 AMPC에 힘입어 1분기 385억원에서 2분기 1119억원으로 증가했다. 삼성SDI는 북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공장이 오는 4분기 말 가동될 예정으로, 내년부터 AMPC 혜택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IRA 혜택 축소 등 변화도 예측되고 있어 업계는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세액 공제 확정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다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IRA 세액 공제 확대를 발판 삼아 미래를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IRA 세액 공제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을 활성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K배터리가 이에 맞춰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선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변화에 대비한 전략적 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배터리 시장도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럽 배터리 혁신 연합을 통해 자국 내 배터리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자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배터리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이번 가이던스에 따른 업계 영향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비한 대응방안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