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알고 이런 걸 보냈지"...카드사들 '개인화 마케팅' 통해 먹거리 확보 분주

데일리한국 2024-10-25 10:25:00
롯데카드의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 사진=롯데카드. 롯데카드의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 사진=롯데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판촉 비용은 줄이고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개인 맞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수천만명의 고객 금융 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꼭 필요한 혜택을 제공하고 카드 이용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초개인화 마케팅'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21일 금융위원회에 '금융상품에 대한 광고, 홍보·컨설팅'과 '기업·법인 또는 그 상품 홍보·광고'를 부수 업무로 신고하면서 관련 자격을 얻었다. 신한카드는 고객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마다 다른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춘 제휴 금융상품 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 측은 "마이데이터를 이용해 자사·타사·타업권의 금융상품을 고객들에게 광고하는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신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는 고객 및 소상공인에게 맞춤 혜택 추천 서비스인 '신한카드 마이샵'(MySHOP)도 제공하고 있다. 마이샵은 가맹점의 매출 증대를 돕고 고객에게 쿠폰을 비롯한 혜택을 제공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이다. 고객별 소비 성향에 맞춰 맞춤형 혜택을 추천하고, 고객과 가맹점 매칭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한 쿠폰 등의 혜택을 정밀하게 파악해 제안한다.

롯데카드도 지난 2022년부터 디지로카 전략을 세우고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 전환을 선언했다. 소비자들의 라이스프타일에 맞춰 딥러닝 기반 추천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최적의 혜택을 추천하고 있다. 특히 디지로카본부 내 데이터사이언스실에서는 빅데이터 분석과 개인화 추천 서비스 기획 및 개발, 빅데이터 모델 개발 및 운영, 데이터 판매 등을 맡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SMCC(Sumitomo Mitsui Card Company)에 '유니버스(UNIVERSE)'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지난 17일 일본 빅3 신용카드사인 SMCC(Sumitomo Mitsui Card Company)에 '유니버스(UNIVERSE)'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 AI 통한 마케팅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 투자

AI를 통한 마케팅 시스템 구축에도 카드사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월부터 인공지능 마케팅 시스템인 '에임즈'(AIMs, AI Marketing System)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마케팅 전 영역에서 자동화를 구현한 업권 최초의 아웃바운드(OutBound) 마케팅 시스템인 에임즈는 인공지능 모델 결과에 기반한 마케팅이 가능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최적 고객 타겟팅과 맞춤 오퍼를 제공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에임즈 도입 후 마케팅 부서 직원들의 잔업무가 줄어들고 능률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다양한 데이터 콘텐츠와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 '삼성카드 블루데이터랩'을 오픈했다. 고객들은 블루데이터랩 콘텐츠와 상품을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를 얻고 비즈니스 전략 수립이나 정책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도 'AI 5025'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전 영역에서 170여개 AI 모델을 활용, 전방위적 혁신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핵심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AI 5025는 AI를 활용해 2025년까지 대고객 상담 커버리지를 50%까지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상담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 나가는 프로젝트다.

현대카드는 최근 개인화 마케팅 노하우를 담은 AI 설루션을 일본의 3대 신용카드사인 스미토모미쓰이카드(SMCC)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정태영 부회장 지휘 아래 데이터 사이언스 사업을 시행하며 개인화 마케팅 기술을 발전시켰다.

◇ 마케팅 효과 입증되자 개인화에 개발·투자

카드사가 개발과 투자를 통해 개인화 마케팅에 힘을 쏟는 이유는 투입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우수해서다. 과거 고객군을 분리하지 않는 일괄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을 당시 카드사들은 비효율적인 마케팅이라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다. 시대적·기술적 문제로 인해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을 고집하던 카드사들이 이용자 개인 성향을 고려한 마케팅을 실행하자 고객 응답률은 크게 높아졌고 효율도 증가했다.

최근 KB국민카드가 AI를 활용해 카드 결제 금액 감소가 예상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113개의 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KB국민카드는 마케팅 비용 33%를 줄이면서도 고객의 마케팅 반응은 70%가량 증가시키는 실적을 거뒀다.

또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되자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성장동력으로 AI를 통한 개인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카드사들의 개인화 마케팅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려면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케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데이터 결합 등을 통한 디지털 전환, 신사업 모색 등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사업에도 가능성이 보여야 카드사들 역시 고객을 위한 혜택을 더 늘릴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카드사들이 마케팅 방안을 활용하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아 얼마나 성과가 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개인화 마케팅도 한계가 있는 만큼 규제를 풀고 카드사에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