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큰손' 폴란드와 방산협력 확대된다…尹 "K2전차 2차계약 연내 타결"

데일리한국 2024-10-24 18:04:03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국과 폴란드 간 국방·방산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4일 만나 국방·방산 협력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한 까닭이다. 두 정상은 대(對) 폴란드 무기체계 수출 계약 이행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연내 약 70억 달러 규모의 K2전차 2차 이행계약이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힘쓰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어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지난 22일 3박4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에 따른 답방 성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이뤄진 저의 폴란드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경제 통상을 넘어 방산, 에너지, 첨단산업과 같은 전략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기로 한 바 있다"며 "오늘 회담에서 두다 대통령과 저는 그 후속 조치들이 착실하게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 심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면서 "우선 양국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협의 중인 K2전차 2차 이행계약을 포함해 한-폴란드 방산 협력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두 정상은 70억 달러 규모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이 연내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힘쓰기로 했다. 2022년 체결된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포함한 442억 달러 규모의 무기체계 수출 총괄계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의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호혜적인 방산 협력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최고위급의 공감대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방산 세일즈 외교 추가 수출을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자평했다.

두다 대통령은 확대회담 모두 발언에서 "한국이 배터리나 다양한 제품을 폴란드에서 제조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며 "특히 K2 전차와 관련해 큰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는 25일에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를 찾을 계획이다.

두 정상은 국방·방산 당국 간 정례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제3차 국방·방산 협력 공동위원회 회의를 열고,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 기반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앞서 올해 6월에는 양국 장관급 정례 협의체인 한-폴란드 국방·방산협력공동위가 열리기도 했다.

양국의 국방·방산 협력이 강화된 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폴란드의 안보 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전쟁이 터진 뒤 직·간접적 피해에 자주 노출됐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하자 폴란드 내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23일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양평종합훈련장에서 호국훈련 일환으로 열린 '기계화부대 소부대 자율교전' 훈련에서 수도기계화보병사단 K1A2 전차와 8기동사단 K2 전차가 마일즈장비를 활용해 교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양평종합훈련장에서 호국훈련 일환으로 열린 '기계화부대 소부대 자율교전' 훈련에서 수도기계화보병사단 K1A2 전차와 8기동사단 K2 전차가 마일즈장비를 활용해 교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두 정상은 글로벌 공조 강화에 공감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과 러시아 파병을 포함한 러-북 불법 군사협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폴란드는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확고한 기여 의지를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도발,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유엔 헌장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서도 힘쓰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양국의 전후 재건 경험을 바탕으로 인도적 지원과 재건 협력을 위한 전략적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7월 체결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양해각서)'의 원활한 이행을 통해 재건 참여 희망기업 지원 등 협력과제도 발굴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에너지, 인프라, 과학기술 등 각 분야별 호혜적 협력 확대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무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기로 했다. 폴란드는 우리 정부의 무탄소 에너지(CFE) 이니셔티브 등 기후 위기 대응 및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할 의지를 전달했다.

또한 교통·인프라 분야에서는 폴란드 신공항 고속철도 사업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을 위한 우호적 기반을 우호적 기반을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 컨소시엄은 지난해 6월 폴란드 신공항 고속철도 일부 구간에 대한 설계 용역(432억원 규모)을 수주한 바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배터리, 미래 차, 로봇, 생명공학, 청정에너지 등 첨단 분야 연구개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한-비세그라드그룹(V4) 과학기술 공동 연구개발 MOU', '호라이즌 유럽' 등 다자 플랫폼을 통한 과학기술 협력 확대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문화·인적교류 분야에서는 올해 양국 수교 35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열고, 양국 간 직항편을 증편해 관광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기로 했다.

한편 폴란드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것은 2013년 코모로프스키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폴란드를 공식 방문해 두다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 방산 분야 협력 등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한·폴란드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한·폴란드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