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너지솔루션, LNG 엔진사업 개편...국내 제작사 기대감↑

데일리한국 2024-10-24 17:16:17
독일 만에너지솔루션(MAN Energy Solutions)의  독일 만에너지솔루션(MAN Energy Solutions)의 ME-GA엔진. 사진=MAN Energy Solutions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글로벌 선박 엔진업체 만에너지솔루션(독일)이 액화천연가스(LNG) 연료 추진 엔진 중 일부 모델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엔진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윈지디(스위스)와 함께 대형 엔진시장을 양분했던 만에너지솔루션의 이번 결정이 국내기업엔 호재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개발사에 해당하는 만에너지솔루션은 엔진을 제작·생산하는 업체와 역할이 다르다는 점에서 직접적 영향은 적을 것이란 반응도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개발사 만에너지솔루션은 LNG운반선 등에 적용되는 ME-GA엔진을 퇴출한다고 최근 고객사에 통보했다. 조만간 국내 해운선사를 대상으로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내 연소 과정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메탄) 문제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만에너지솔루션측은 설명했다. 앞서 해당 ME-GA엔진을 구매한 선사들은 환경 규제를 우려하며 사용에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만에너지솔루션은 경쟁사인 윈지디에 이어 지난 2019년 저압형 엔진인 ME-GA를 공개했다. 저압 상태에서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등을 탑재해 연료 소비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년여만에 퇴출을 결정하면서 같은 저압형 LNG 연료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윈지디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윈지디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에너지솔루션이 발을 뺀 것이란 해석도 있다. 윈지디도 저압형 LNG 연료 엔진 XDF를 보유 중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윈지디의 XDF엔진은 대형 엔진시장에선 절대적 기술”이라며 “이번 만에너지솔루션의 결정으로 인해 윈지디에 나쁜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너지솔루션이나 윈지디로부터 기술 라이센스를 받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 등도 이번 퇴출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 

대형 선박용 LNG 연료 엔진은 두 곳에서 개발한 도면으로 만들고 있지만 중소형 선박용은 자체 설계해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LNG 엔진 시장 규모는 2028년 약 21조6000억원(연평균 성장률 12.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ME-GA엔진이 빠져나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선박 구동 엔진뿐 아니라 선박 내 전력 생산용 엔진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다만 만에너지솔루션과 윈지디가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탓에 당장의 시장 창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단 반응도 있다. 

국내 엔진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전력 생산용 엔진에서 지배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형선박용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은 현재로선 만에너지솔루션과 윈지디 밖엔 없다”면서 “앞으로 대형엔진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두 곳의 기술적 위상이 워낙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