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보잉' 파업 연장…"월 1.3조원 손실"

연합뉴스 2024-10-24 17:00:29

노사 잠정 합의안 64% 반대로 부결

정크등급 강등 위기

보잉 파업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 협상안이 부결돼 파업이 연장됐다.

23일(현지시간)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보잉 노조는 4년간 임금을 35%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임금 협상안에 대한 비준 투표를 실시한 결과 64%가 반대해 부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5주 넘게 이어진 파업이 연장되며 생산 차질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투표는 보잉이 올해 들어 9월까지 100억달러(13조8천억원) 이상을 소진한 후 2025년까지 현금을 계속 쓰게 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날 실시됐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해 회사는 한 달에 약 10억달러(약 1조3천8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파업이 계속되자 신용평가사들은 보잉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보잉의 켈리 오트버그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사람이 기대감을 갖고 다시 일할 수 있도록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회사를 정상화하려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장인 존 홀든은 "우리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 노사 잠정 합의안 비준 투표 집계 현장

보잉은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노조가 지난달 13일 임금을 25%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킨 뒤 파업에 돌입하면서 항공기 제작 및 인도에 차질을 빚어왔다.

보잉 노조의 파업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앞서 보잉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10%인 1만7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