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3분기 실적 발표 임박...금리 인하 수혜에도 NH만 '울상'

데일리한국 2024-10-24 16:39:47
여의도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상반기와 시장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랙 먼데이 등 여파로 주식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됐으나 금리가 인하되면서 채권 평가 이익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보수적인 채권 운용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5곳(미래·한투·삼성·NH·키움)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2조395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0억원) 대비 약 19.34% 늘어났다.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이 견인했다. 상반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으로 국내 기업들의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정책이 기대되면서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원을 웃돌았다. 

이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상승 동력이 점차 힘을 잃어가던 와중에,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충격까지 발생하면서 주식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달 16조원대로 줄어들면서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수익 악화가 예상됐다.

그러나 증권사 리포트들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은 대부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인하되면서 채권 평가 이익이 우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주식 거래대금은 감소했지만,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치를 찍어 브로커리지 수익도 양호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가장 우수한 성적이 기대되는 곳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을 꼽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에서의 스프레드 회복으로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개선이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인수합병과 인수금융(리파이낸싱) 딜이 늘어나고 있어 3분기에도 IB 수수료수익 1000억원을 웃돌고 운용수익도 꽤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을 2400억원대에서 많게는 2900억원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도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에 대해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이 상당한 규모로 인식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IB 빅딜은 부재하나 꾸준한 PF 리파이낸싱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국내 주식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나 해외주식 약정대금이 같은기간 36%나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다"라며 "구조화·PF에서도 목동 KT 부지 개발사업 브릿지론 6100억원을 비롯해 관련 수익도 크게 인식될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에도 해외 투자자산 손실이 반영되나 홍콩법인 감자로 인한 환차익 1300억원이 영업 외 수익으로 반영될 것이다"라며 "여의도 사옥 매각으로 인한 수익 2000억원은 올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증권사 연구원들은 공통으로 NH투자증권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판단했다. 보수적인 운용으로 트레이딩 수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로 인한 주식 손실이 발생했는데, 보수적 운용으로 채권에서 충분히 만회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NH투자증권의 3분기 순이익을 약 140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가장 많은 순이익이 예상되는 한국투자증권의 절반 수준이다. 이 밖에 삼성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순이익도 2000억원대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