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알짜 입지에도 유찰…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난항

스포츠한국 2024-10-24 15:58:55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기사와 무관함. ⓒ홍여정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기사와 무관함. ⓒ홍여정 기자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입지에도 시공사를 찾지 못해 거듭 유찰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인건비 및 건설자재 비용 증가로 인한 공사비 부담에 정비사업 수주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이에 경쟁 없는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맨숀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 22일 시공사 수의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지난 8월과 9월 두 번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모두 대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유칠된 바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조합과 건설사는 2회 이상 경쟁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강남 3구 중 한 곳인 송파구에서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 한양3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1일까지 입찰참여 의향서를 받았지만 입찰 확약서를 제출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방이동 대림가락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도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에서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석하며 유칠됐다. 잠실우성아파트 재건축사업에는 GS건설이 입찰참여 확약서를 단독으로 제출하며 유칠됐다. 조합은 추후 이사회를 열고 재공고 일정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도시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5구역도 두 번의 입찰에서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하며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조합은 지난 8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세 번째 재입찰 절차에 들어갔다. 참여 시공사가 입찰참여 의향서를 이달 28일까지 제출할 경우 입찰자격이 부여된다. 최종 입찰 마감일은 오는 12월 9일이다.

용산구 산호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네 번째 시공사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2월과 4월, 7월에 이어 지난 9월 시공사 선정 재입찰공고를 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에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었고 세 번째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단독 참여하며 유찰됐다. 네 번째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18일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고금리,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 우려에 선별 수주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2020년 1월 118.30에서 올해 8월 129.71로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유찰은 공사비 때문”이라며 “인건비, 자잿값 등 공사비는 올라가는데 시공사와 조합 간에 원하는 (공사비의)간극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 전반적으로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어급 사업지를 제외하고 경쟁 입찰은 피하면서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