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란·튀르키예·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연쇄 회담(종합)

연합뉴스 2024-10-24 05:00:21

페제시키안 "美제재 함께 무력화"…中 시진핑도 인도 총리와 회담

이란,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이스탄불=연합뉴스) 최인영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에도 브릭스(BRCIS)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러 국가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린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등과 만났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란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가 함께라면 미국이 이란과 러시아에 부과한 모든 제재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조만간 체결할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언급하며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마무리할 날짜가 정해지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와 이란의 포괄적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에 대한 새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우리가 이룬 성과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란은 지난해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등과 함께 브릭스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을 희망하는 튀르키예, 베네수엘라 정상과도 회담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이 가운데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어서 브릭스 가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브릭스 합류는 유망하다"며 튀르키예가 동서양을 연결하는 특별한 지정학적 위치를 이용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가스·원자력 분야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의 대러 제재로 차질을 겪고 있는 양국 은행간 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위기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동 상황에 대한 입장이 매우 가깝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도중 튀르키예에서 테러가 발생한 데 애도를 표하며 모든 테러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는 브릭스에 가입하려는 베네수엘라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정치와 비즈니스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와 동맹을 강화하고 투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문제도 논의됐다면서 조만간 일정이 합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적으로 고립됐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기념 촬영에서 양옆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두고 정중앙 자리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에는 시 주석, 모디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회담했다.

브릭스 정상회담 기념사진

다른 브릭스 국가들도 이번 정상회의를 기회로 활발한 정상 외교를 펼쳤다.

중국 신화통신은 시 주석과 모디 총리가 이날 양자회담을 하고 특정 이견이 전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다극 세계 발전에 기여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경 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인도 정상이 소통과 협력을 다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모디 총리에게 중국과 인도는 서로 위협이 아닌 발전 기회이고 경쟁자가 아닌 협력 파트너라는 것을 포함해 중요한 이해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 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한 여러 제안을 했고, 시 주석은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두 정상은 국경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를 보장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도 만나 국제·지역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이란의 우호 협력을 확고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