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KS 2패 한 삼성 박진만 감독 "폭투로 분위기 뺏겼다"

연합뉴스 2024-10-24 00:01:06

서스펜디드로 재개한 1차전 1-5 역전패하고 2차전 3-8 완패

삼성 박진만 감독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박진만(48)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하루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경기를 모두 내준 날, 하늘을 탓하지 않았다.

1차전 좋은 분위기에서 쏟아진 비 때문에 사상 최초의 한국시리즈 서스펜디드 게임이 성사됐고, 이틀 만에 재개한 경기에서 허무하게 역전패한 뒤 가장 아쉬운 장면을 폭투로 꼽았다.

박 감독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이 모두 끝난 뒤 "두 게임 다 아쉽다. 광주에 와서 1승 1패가 목표였다. 마이너스 1개라고 생각하고 잘 쉬고 재정비 잘하겠다"고 돌아봤다.

삼성은 21일 열린 1차전에서 6회초 터진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1-0으로 앞섰고, 계속된 무사 1, 2루 기회에서 쏟아진 비 때문에 승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경기를 중단했다.

이날 재개된 1차전에서 삼성은 무사 1, 2루 기회를 놓치고 점수를 못 냈고, 7회 2사 후 대거 4실점 해 1-5로 패했다.

경기 지켜보는 박진만 삼성 감독

그리고 1차전이 끝난 뒤 약 1시간 뒤에 시작한 2차전은 선발 황동재가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3-8로 졌다.

박 감독에게 가장 아쉬운 장면은 1차전 역전 과정이다.

삼성 임창민은 7회 1-0으로 앞선 가운데 2사 2, 3루까지 잘 잡아놓고 연달아 폭투 두 개를 해서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했다.

박 감독은 "(2차전에 1차전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1차전에서 KIA에 맞아서 역전당한 게 아니라 폭투로 경기를 내줘서 분위기를 뺏겼다. 2차전까지 분위기에서 이겨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1차전 무사 1, 2루에서 김영웅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번트를 잘 대서 2, 3루 가면 추가점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작전이 실패했지만, 야구는 확률로 가야 한다. 추가점을 내지 못한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돌아봤다.

지시하는 박진만 감독

2차전 선발 투수 황동재가 일찍 무너진 부분에 대해서는 "1차전 서스펜디드 이후 불펜 데이(선발 투수를 불펜 투수 운용하듯 짧게 기용하는 방식)를 했다. 1회부터 불펜 투수를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폭발력을 보여줬던 삼성 타선은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차갑게 식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삼성이 낸 점수는 4경기에서 5점에 불과하다.

박 감독은 "우리의 승리 패턴은 장타다. 2차전은 안타가 적지 않게 나왔다. 안타 수는 대등했으나 결정적인 상황에서 타점이 안 나왔다. 단타 위주로 하니까 어렵게 경기했다"며 "(3차전부터) 대구 가니까 장타를 생산해서 흐름을 다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릎을 다친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한 번도 타석에 못 나왔다.

경기 지켜보는 박진만 감독

박 감독은 "구자욱을 쓰긴 써야 하는데 상태를 보고 있다. 본인이 나가려는 의지는 있는데, 몸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날 경기 도중 발목 통증으로 교체한 주전 유격수 이재현에 대해서는 "플레이오프에 발목 접질려서 그때부터 테이핑했다. 오늘 타석에서 아파하더라. 앞으로 경기를 계속 해야 하니까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에 소득이 있다면 9번 타자로 나간 김현준의 타격이다.

김현준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그나마 삼성 타선에서 상대 투수를 괴롭힌 선수였다.

박 감독은 "김현준이 압박감 없이 자기 스윙하더라. 그런 면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