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 KIA 양현종 "몸은 27살 같은데…"

연합뉴스 2024-10-24 00:01:06

5⅓이닝 1자책 2실점 호투로 2차전 승리 견인…데일리 MVP

KS 2차전 승리 투수 양현종

(광주·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이대호 기자 = '기록의 사나이' 양현종(36·KIA 타이거즈)이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투수가 된 날, KBO리그에는 또 하나의 기록이 탄생했다.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36세 7개월 22일로 역대 국내 투수 한국시리즈 최고령 선발승을 챙긴 것이다.

이날 양현종은 공격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묶었고, KIA는 8-3으로 승리해 시리즈 2연승을 달렸다.

양현종은 경기 후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7년 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완봉승을 따낸 뒤 7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승리 투수가 된 양현종은 "이겨서 기분 좋다. 좋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며 활짝 웃었다.

데일리 MVP 양현종

"초반에 야수들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줬고, 공격적으로 볼 배합을 바꾼 게 주효했다. 많은 이닝을 못 던졌어도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줘서 기분 좋게 2연승 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서스펜디드로 재개된 이날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다가 5-1로 역전승한 KIA는 2차전까지 선발 양현종 호투 덕분에 잡고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양현종은 "제 컨디션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질 거로 봤다. 제가 잘 던지면 일방적 승리, 못 던지면 난타전으로 갈 것 같았다. 초반에 위기도 있고, 잔루도 많았지만, 운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류지혁, 양현종 상대로 2루타

쌀쌀한 날씨는 양현종에게 삼복더위에 맞는 에어컨처럼 시원하게 느껴졌다.

추위가 투구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한 그는 "모든 선수가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이런 추운 날 던지고 싶어 한다. 이런 날씨 춥다고 생각 안 했다. 아무 지장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을 수확한 양현종은 "제 몸은 아직 27살 같다. '최고령'은 최형우 선배한테만 붙는 줄 알았는데, 저한테 붙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만약 양현종이 다음 경기에 등판해 또 선발승을 따내면 '최고령' 기록은 다시 쓰인다.

환호하는 양현종

양현종은 "저도 5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2승 했다고 여유 있는 게 아니다. 분위기 왔을 때 잡아야 한다"면서 "최고령은 아직 안 어울린다. 야구 더 하고 싶고, 더 많이 던지고 싶다. 다른 형들이 '최고령'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젊은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누비는 건 언제 봐도 배부른 장면이다.

양현종은 "곽도규도 그렇고, 우리 어린 선수들이 긴장 많이 안 하는 것 같다. 우리 어렸을 때는 청심환도 먹는 등 긴장 푸는 방법을 많이 찾았는데, 어린 선수들은 즐기려 한다.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