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간음향으로 듣는 말러 교향곡, 지휘자 된 느낌 들 것"

연합뉴스 2024-10-24 00:01:03

서울시향, 애플뮤직서 츠베덴 지휘 말러 연주 실황 음원 공개

'투데이 앳 애플' 참석한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음악감독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이 기술을 통해 음악을 듣는 분들은 마치 지휘자가 된 듯한 경험을 하실 겁니다. 오케스트라 한복판에 서 있는 느낌이죠."

얍 판 츠베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음악감독은 말러 교향곡 1번 음원 발매를 기념해 23일 서울 애플 명동에서 연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 쇼케이스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향은 앞서 18일 애플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츠베덴 감독이 취임 연주회에서 선보인 공연 실황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별도로 녹음한 세션의 음원을 단독 공개했다.

소리가 모든 방향에서 들리도록 하는 '공간음향' 기술을 적용해 공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악기 특성에 맞는 마이크 50여 개를 동원해 음악을 녹음하고 스튜디오에서 믹싱 작업을 거쳤다.

웨인 린 서울시향 부악장은 "음악을 듣는 경험을 향상해준다면야 새로운 기술과 청취 환경을 100% 지지한다"며 "연주회에 오지 못하는 분들이 직접 와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경험을 한다면 그것보다 더 좋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음원의 음향을 담당한 톤 마이스터 최진은 "연주자들이 공간음향으로 녹음된 자기 연주를 듣고서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실제 연주와 똑같이 재생된다'는 반응을 공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음향은 디테일이 떨어질 거라고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사실 공간음향의 특징은 공간감과 더불어 오케스트라나 연주자가 눈앞에 있는 듯한 느낌을 구현하는 디테일이 살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인 린 서울시향 부악장,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 최진 톤 마이스터

서울시향은 내년 1월 말러 교향곡 2번을, 2월에는 7번을 녹음한다. 앞서 츠베덴 감독은 5년간의 임기 안에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해 녹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말러는 청취자들을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태우는 음악가로, 미술에 비유한다면 보는 이를 그림 속으로 빨아들여 작품의 일부가 되게 하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곡을 꾸준히 연주하다 보면 더 완성도 높은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는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 같은 좋은 연주회장이 있다"며 "이번 음원의 긍정적인 점은 이런 곳에서 연주한 실황을 녹음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출신 지휘자인 그는 댈러스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 홍콩 필하모닉 등에서 음악감독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서울시향을 이끄는 중이다.

취임 후 소외계층을 위한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개최하고 연주회에 서울시민 100명을 초대하는 등 다양한 관객을 만나려 시도하고 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을 보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서 관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최대한 다양한 관객을 포용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향 홍보대사 거스 히딩크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을 언급하며 "우리는 오케스트라와 관객을 잇는 홍보대사일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한국을 잇는 홍보대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ramb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