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배춧값 안정될까…농식품부 "수급 문제없을 것"(종합)

연합뉴스 2024-10-24 00:00:34

농식품부 "배추 도매가 하락세·김장배추 작황도 양호"

배추 2만4천t·무 9천100t 공급…농수산물 최대 50% 할인 지원

송미령 장관, 배추 주산지서 출하 동향 점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다음 달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가 배추 등 농산물 공급을 늘리기로 하면서 가격이 안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고랭지, 준고랭지 배추 작황이 부진한 탓에 배추 소매가격은 1년 전의 1.7배로 치솟았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 작황이 양호하고 최근 배추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다면서 김장철 '배추 대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김장철 배추, 무 등 김장 재료 공급 여건은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순연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날 '김장 재료 수급 안정 대책' 브리핑에서 "이례적인 고온으로 김장 주재료인 배추와 무 수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농업인의 적극적 생육 관리와 정부 지원이 더해져 초기 생육 부진을 극복하고 작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배추에 대해서는 "최근 도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여 김장철이 본격화되는 11월 이후에는 더욱 안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배추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감소하며 지난달 중순 도매가격은 포기당 9천500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5천원대로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도매가격 하락분이 소매가격에 반영돼 다음주께 소비자가 배추 가격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미령 장관은 이날 YTN 뉴스온에 출연해 이를 언급하며 "배추 생육은 괜찮다. 염려 안 하고 김장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재료인 양파와 대파, 생강, 배 등은 생산량이 증가해 공급 여력이 충분하고 가격도 1년 전보다 내렸다.

소매가격을 보면 양파는 ㎏당 2천87원으로 1년 전보다 11.2% 내렸고 대파는 1㎏에 3천430원으로 14.3% 떨어졌다. 생강은 1㎏에 1만2천944원으로 6.7% 내렸고 배는 한 개에 2천755원으로 7.2% 떨어졌다.

고춧가루는 ㎏당 3만4천582원으로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 밖에 천일염과 새우젓, 멸치액젓 등 수산물 소비자가격도 1년 전보다 낮다.

천일염은 5㎏에 1만1천170원으로 20.7% 내렸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은 ㎏당 각각 1만5천207원, 5천368원으로 1년 전보다 8.7%, 6.2% 내렸다.

다만 마늘은 1㎏에 1만444원으로 1년 전보다 6.0% 올랐지만, 농식품부는 수입량이 늘어나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재료 수급 안정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이에 더해 정부는 소비자 김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장철 농산물 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계약재배 물량인 배추 2만4천t(톤)과 무 9천100t을 김장 성수기에 공급하고 배추 비축 물량을 1천t 수준으로 유지해 기상 악화 등으로 가격이 치솟는 날에는 이를 시장에 방출한다는 방침이다. 고추, 마늘, 양파, 천일염 등도 정부 비축 물량을 전통시장, 도매시장, 대형유통업체 등에 공급하기로 했다.

유통사 할인 행사도 지원한다. 농산물은 대형·중소형 마트와 전통시장 등 전국 1만8천300곳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4일까지 최대 40% 할인 행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다음 달 20∼30일(잠정) '수산페스타'를 열어 천일염과 새우젓, 멸치액젓, 굴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김장 재료 수급 상황을 매주 점검하고 다음 달 7일부터 가격과 할인행사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박 정책관은 "11월 중순부터 김장배추, 무 출하가 확대된다"며 "소비도 11월 중순부터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변수는 있지만 다음 달 상순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4천원대, 중순에는 3천원대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배춧값이 여전히 높고 다음 달 초 김장이 시작되는데 정부의 배추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앞서 이달 배춧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안정화 시점은 다음 달 중순으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매년 되풀이되는 여름철 배춧값 급등과 겨울철 급락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식품부는 수급 조절을 위해 비축 기술을 향상하는 방법과 시설 증축 등을 마련해 연말 수급 안정대책을 통해 발표하고 관측을 세밀화하는 방법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특히 이상기후 문제와 관련해 "기후 변화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며 "올해 초 사과 중심으로 마련했는데 품목별로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배 적지가 점차 북상하는데 신규 재배 적지를 찾고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 내재해성 품종 개발, 비축 역량 제고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