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은둔했던 청년기업가 "고립청년 도우려면 민관 함께해야"

연합뉴스 2024-10-24 00:00:30

안무서운회사 대표 "전문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없어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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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5년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년을 돕는 청년 기업가가 숨어지내는 청년을 도우려면 민관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은둔형 외톨이 지원기관인 '안무서운회사'의 유승규 대표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유 대표는 20대에 5년간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당시 국내에는 지원 단체가 없어 K2라는 일본 단체를 통해 은둔에서 벗어났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 대표는 다른 은둔 당사자들과 함께 영리 사회적 기업인 안무서운회사를 설립해 셰어하우스 운영, 콘텐츠 제작, 은둔 청년 찾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고립·은둔 청년 발굴은 공공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민간과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은둔 청년은 초기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고, 발굴했다고 해도 그들에게 접근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고립·은둔 청년 지원 분야에는 아직 전문가가 없다는 점에서도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의 회사가 전문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유 대표는 "협력단체로서 (인정받는) 가능성도 열려 있었으면 좋겠다"며 "모든 일에 대해서 전략과 방향성을 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려면 (고립·은둔) 당사자들을 초기에 투입하거나 아이디어를 낼 사람들을 양성하는 사업을 같이 해야 효과적"이라며 "병리 현상이 너무 강한 당사자는 민간 단독 개입 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임상 의사 등 전문가가 협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간 참여를 활성화하려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온라인 발굴 창구를 구축·운영해서 고립·은둔 청년이 본인들의 어려움을 밖으로 표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호응했다.

복지부가 2022∼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고독사 현황·특징을 조사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천559명, 지난해 3천661명으로 2021년 3천378명에서 소폭이나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는 14.1%였지만, 20대(59.5%)와 30대(43.4%)에서 유독 자살 비중이 컸다.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