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용산역 지하화…지상엔 고밀 개발·공원화 추친

데일리한국 2024-10-23 20:36:07
지상철도 구간인 서울 용산역 인근 선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상철도 구간인 서울 용산역 인근 선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서울 서남권에서 동북권을 잇는 약 68㎞ 지상철도 구간 곳곳에 '연트럴파크'와 같은 녹지 공간이 조성된다. 지상 서울역이나 용산역은 등은 민간에 매각, 상업지역으로 고밀 개발된다.

23일 서울시는 지상철도 전 구간을 지하화해 대규모 녹지공원을 만들고, 영등포역이나 신촌 기차역 등 역사는 문화·상업시설로 개발해 신(新) 경제거점으로 키운다는 내용의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약 71.6㎞)으로 15개 자치구에 걸쳐있다.

한때 철도는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기반 시설로 서울역, 영등포역과 같이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대표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 문제,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 등의 부작용 탓에 도시발전의 걸림돌로 전락했다고 시는 지하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지하화는 지상철을 일단 전부 정상적으로 운행하면서 선로 바로 밑 지하 40∼60m에 새 선로를 까는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가 일정 구간 이뤄지면 지상에서 지하로, 지하에서 지하로 이동하는 경사진 진출입로를 조성해 구간별로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시내 지상철도 구간의 94%인 67.6㎞에 달하는 선로를 지하화해 지상에는 연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면적은 122만㎡에 달하며 역사는 39개다. 연트럴파크는 효창공원앞역∼가좌역 약 6.3㎞ 구간에 조성된 공원으로, 경의선철도 지하화 이후 조성됐다.

노선별 지하화 추진 구간은 서빙고역을 중심으로 크게 경부선 일대(34.7㎞)와 경원선 일대(32.9㎞)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경부선은 서울역∼석수역, 경인선은 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은 가좌역∼서울역 구간이다. 효창공원역∼서빙고역을 잇는 경원선 일부 노선도 위치상의 이유로 경부선 일대 구간에 포함됐다.

가좌역에서 서울 외곽 방향으로 빠지는 경인선 구간(가좌역∼디지털미디어시티역∼수색역)은 수색역에 화물 운송 수요가 많고 진출입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점 등 때문에 지하화 구간에서 빠졌다.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도 지하화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해당 구간들을 지하화하는 데 25조6000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경부선 일대 15조원, 경원선 일대 10조6000억원이다. 이는 역사 부지는 매각을 전제로 업무·상업·문화시설로 개발해 조달할 계획이다. 영등포역이나 신촌 기차역의 기존 역사를 없애고 대형 고층 빌딩을 짓는 식이다. 

지역별 개발이익은 경부선 일대 22조9000억원, 경원선 일대 8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비율은 121%로,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도 지하화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철도 지하화는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 공약 중 하나였고 지난해 2월 시가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도 들어가 있다. 지하화 요구가 커지던 중 지난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 용지 통합개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논의에 탄력이 붙었다.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사업 추진을 위해 오는 25일까지 지자체의 제안을 받고 있는데, 시는 선도사업지 선정을 위해 이번 계획을 국토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2027년부터 사업 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