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마감…결과는 이르면 24∼25일 공시

연합뉴스 2024-10-23 17:00:30

향후 백기사 등 실질적 의결권 확보 주력할 듯

영풍·MBK 겨냥 부정거래·시세조종 혐의 등 금감원 진정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의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23일 마감됐다.

고려아연은 이날 장 마감과 함께 마무리된 자사주 공개매수전 결과를 검토한 뒤 조만간 공시할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MBK가 '묻지마 가처분 신청'으로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투자자와 주주들을 불안하게 만든 속에서도 고려아연을 신뢰해준 주주와 투자자께 감사드린다"며 "공개매수 최종 결과가 집계되면 법적 절차에 맞춰 공시 등의 추후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르면 오는 24∼25일께 공개매수 결과 공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고려아연의 주가는 공개매수가인 89만원보다 낮은 87만6천원에 마감했다.

고려아연이 이날까지 확보하려는 자사주 공개매수량은 전체주식의 최대 20%에 해당한다.

다만 고려아연이 취득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매수 직후 소각할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베인캐피털을 통해 얻은 우호 지분 최대 2.5%다.

당초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 카드를 통해 영풍·MBK 연합의 지분 매입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끝낸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38.47%로 높였다.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3.99%로, 공개매수 결과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영풍·MBK 연합(38.47%)보다 지분율이 4.48%포인트 낮다.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털과 함께 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더하면 최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져 영풍·MBK 연합과의 차이는 2%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이 공표한 대로 공개매수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전체 주식 모수가 줄어들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동시에 높아지게 된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전체 주식의 10%를 사들여 소각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주식 모수는 2천70만3천283주에서 1천863만2천955주로 줄어들면서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42.74%,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 우호 지분까지 합해 40.27%로 각각 높아진다.

법원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금지' 2차 가처분 기각

공개매수전 이후에도 양측이 모두 안정적인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기존 자사주 가운데 1.4%가량을 활용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털의 우호 지분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의결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지속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전날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과정에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의 공개매수에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의혹 등 중대한 법적 하자가 의심된다"며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와 함께 영풍·MBK의 공개매수에 대한 법적 대응 조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