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세포 3D 검사 기술' 토모큐브 "반도체·디스플레이까지 확장 가능성 무궁무진"

데일리한국 2024-10-23 16:56:34
23일 열린 토모큐브 IPO 기자간담회에서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23일 열린 토모큐브 IPO 기자간담회에서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가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CT 촬영이 의학 검사의 패러다임을 바꿨듯이 홀로토모그래피가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다. 또 독자적인 기술로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비바이오산업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딥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토모큐브 코스닥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박용근 토모큐브 대표가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2015년 설립된 토모큐브는 홀로토모그래피 전문 기업이다. 홀로토모그래피란 3D 형상을 기록하는 홀로그래피와 단층 촬영을 뜻하는 토모그래피의 합성어로 토모큐브가 만든 단어다. 쉽게 말해서 기존 세포 단위를 절개해 단면을 찍었던 기존과는 달리 3D로 입체화해 세포를 촬영하는 것이다.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은 기존 세포 분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라고 회사 측은 자신했다. 세포는 원래 투명한 상태로,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화학적으로 염색을 하거나 빛을 내도록 유전자를 조작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결국 세포를 변형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세포가 금방 죽거나 실험 결과의 정확성도 낮을 수밖에 없다. 반면, 홀로토모그래피는 3D로 촬영하기 때문에 세포를 변형시킬 필요가 없어 순수한 세포를 관찰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한 실험을 하더라도 정확성이 높아진다.

이같은 장점을 가진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인 만큼 활용 방안은 무궁무진한데, 대표적으로는 신약개발과 같은 바이오 분야에 활용성이 높다. 그중 3차원 미니 장기(오가노이드) 분야가 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동물 실험을 금지시키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오가노이드 임상이 떠오르고 있다. 동물 실험이라는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 세포를 활용한 임상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아 현재 빅파마들이 잇따라 오가노이드 실험법을 준비 중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또 오가노이드는 환자 진단에도 활용될 수 있다. 통상 암에 걸리면 환자들은 어떠한 항암제가 잘 드는지 직접 사용해 봐야 알 수 있는데, 암 조직 검사를 하면서 떼어낸 세포를 활용해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항암제들을 테스트해 보면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치료제를 찾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난임을 해결하기 위한 수정란 선별에도 쓰일 수 있다.

이같은 활용성을 갖춘 홀로토모그래피는 현재 토모큐브와 스웨덴의 한 기업 총 2곳밖에 없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다중 이미징과 두꺼운 시편 등 기능 면에서는 토모큐브가 독보적이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자체 소프트웨어까지 갖춰 진입장벽을 더욱 높였다고 토모큐브 측은 덧붙였다.

다만, 토모큐브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21년부터 매년 6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박용근 대표는 "연구 개발비로 투자를 이어왔기 때문이다"라며 "지난해부터 연간 2배 성장 구간에 진입했고 영업적자 폭이 빠르게 감소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로부터 4년 80억원 규모의 수주도 따내 올해 가이던스는 무난히 초과 달성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토모큐브는 내년까지는 적자가 예상되고 2026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27년에는 전년(16억원) 대비 대폭 늘어난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을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수주잔고가 많거나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생산을 위해서는 인력이 정밀하게 조립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인력 개발에 사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토모큐브는 홀로토모그래피가 바이오에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산업에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생산 능력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토모큐브 관계자는 "당초 반도체 회사의 투자 제안이 들어왔으나 바이오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거절했는데, 이제는 타이밍을 놓치면 비바이오 분야로의 확장이 어려워질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홀로토모그래피는 반도체 기판을 검사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

회사는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가 존재한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은 32.17%이며 1개월 뒤에는 20.42%가, 3개월 뒤에는 14.18%가 추가로 시장에 나온다. 토모큐브는 설립 이후 4번에 걸쳐 투자를 받으면서 벤처 투자자들이 53.4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초반 투자자들은 펀드 만기 등 이슈가 있어 매도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성에 기대가 큰 만큼 투자자 전반이 대거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토모큐브의 총 공모주식 수는 200만주로 전량 신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1만900원~1만34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218억~268억원이다. 이날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28일~29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7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 주관회사는 대신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