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돼 175억 날린 퀀텀온...200억에 인수한 건설분양사 '사실상 파산'

데일리한국 2024-10-23 14:19:17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퀀텀온이 지난해 인수한 건설분양사 대한종건이 심각한 재무 문제로 인해 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회생절차가 잘 마무리되더라도, 현재로선 투자금 200억원 중 25억원만 회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대한종건과 합병 철회…100억원 넘은 우발채무 발생으로 회생 절차 밟아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퀀텀온은 지난 21일 서울회생법원에 자회사인 대한종건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는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청산가치)보다 유지할 때의 가치(존속가치)가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원의 관리를 받아 회생시키는 제도다.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회생계획을 수행할 수 없어 절차가 폐지된 경우 채무자 기업이 밟을 수 있는 선택지는 사실상 파산뿐이다.

이에 앞서 퀀텀온은 지난해 11월 사업다각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한종건과 합병을 추진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지난 9월 27일 최종적으로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퀀텀온은 합병 철회 이유에 대해 “올해 상반기 대한종건이 우발채무 발생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퀀텀온 주주들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올해 상반기말 기준 대한종건이 피고로 계류된 소송건수는 총 91건으로, 소송금액은 148억원이다. 대한종건이 원고로 계류된 소송 건도 총 9건이며 그 금액은 52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국세 체납으로 인해 투자부동산 23억원이 압류됐다. 소송으로 가압류된 투자부동산 역시 17억원에 달한다.

◇ 대한종건 파산으로 투자금 200억원 중 25억원 회수…일부 임원 대한 배임 의혹도 커져

무엇보다 대한종건의 파산으로 인해 퀀텀온은 막대한 투자 손실을 떠안게 됐다.

퀀텀온은 지난해 2월 고대용·김현철·이종훈·홍사명씨로부터 대한종건 지분 100%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위해 6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또한 퀀텀온은 7회차 전환사채(45억원)를 발행해 인수 대금을 상계했다. 여기에 기존에 발행한 제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25억원)와 제4회차 전환사채(5억원)를 현금 대신 인수대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대한종건은 우발채무로 인해 파산 위기에 놓였다. 퀀텀온에 따르면 회수 가능한 투자금은 25억원으로, 이로 인한 퀀텀온의 예상 투자손실은 1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대한종건의 투자와 관련해 일부 임원들의 배임 가능성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한종건의 경우 퀀텀온에 인수당하기 전에도 우발채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종건이 원고 및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은 총 9건으로, 그 금액은 124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도 295.4%에 이르렀다. 비록 2022년 퀀텀온의 영업이익은 26억원이었으나, 전년 동기(55억원)와 비교하면 53.6% 감소한 수치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진 회사를 제대로 된 사업 분석 없이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김현철 대한종건 대표의 경우 인수 이후에도 대한종건의 공동 대표로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또한 지난해 12월은 퀀텀온의 새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사회는 일반적으로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 도모를 위해 주주들이 선출한 대표자로 구성된 위원회로, 전문성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의 전략적 지침을 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며 “따라서 해당 임원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회사와 주주들의 이익을 심각히 침해한다면, ‘횡령 및 배임 위반 혐의’로 법정 기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퀀텀온은 양자배터리 사업을 위해 제3자 배정 유증을 통한 8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 중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사정으로 인한 여러 차례 납입일 연기로,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일리한국에서는 이에 대해 답변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퀀텀온에 연락을 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