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의원 지낸 'MB친형' 이상득 前 국회부의장 별세…향년 89세

데일리한국 2024-10-23 11:07:10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장은 서울아산병원. 사진=연합뉴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식장은 서울아산병원.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제17대 국회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상득 전 의원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1935년생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55년 포항 동지상고와 1961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캠밸대학교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1년에는 코오롱 1기 신입 공채사원으로 입사해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1988년에는 제13대 경북 영일·울릉 지역구에서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어 제14·15·16·17·18대까지 포항 남·울릉 지역구에서 내리 6선에 성공했다.

의정활동 중에는 국회부의장, 운영위원장, 재정경제위원장, 한일의원연맹회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두루 거쳤다.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상왕'이라 불리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인사와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만사형통'이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위기 극복에 앞장서 '미스터 위기관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직전 국회에서 여야 이견으로 금융개혁법 통과가 어려워지자,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서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나라도 아니고 김대중 당선인의 나라도 아닙니다. 국가가 위기입니다. 우리 모두의 나라입니다. 통과시켜 주시길 바랍니다"고 말하며 중재 역할을 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던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파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소장파 의원들과 당시 박근혜 대표에게 천막 당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2006년 국회부의장으로 미국을 방문해 전시작전권 조기 반환 문제점 등을 알렸다. 2007년에는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당정을 하나로 모았다. 2010년에는 리비아 억류 요원 석방과 볼리비아 리튬 확보 등에도 관여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정부 후반기인 2011년 12월 비서 명의의 차명계좌 6개에서 수억에 달하는 부정 자금이 드러나자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일로 2012년 7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실형을 살았고, 2013년 9월 출소했다. 이는 현직 대통령의 형이 구속된 첫 사례다.

이 전 부의장은 그동안 지병을 앓아왔으며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6일 서울 소망교회 선교관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최신자씨와 자녀 지형·성은·지은씨, 며느리 조재희씨, 사위 구본천·오정석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