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면 운도 따라온다"

연합뉴스 2024-10-23 10:00:33

신간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955년 67세를 맞은 엠마 게이트우드는 애팰래치아 트레일(trail) 코스에 도전했다. 길이만 3천500㎞에 이르고, 종주자가 6명에 불과한 난코스였다. 트레일 관리자는 집에 돌아가라고 권유했으나 게이트우드는 종주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는 매일 27㎞를 걸으며 결국 종주에 성공했다. 고령에도 성공한 비결을 묻자 게이트우드는 웃으며 답했다.

"날씨가 흐린 날이든 맑은 날이든 개의치 않고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물론 맑은 날에 걷기가 더 쉬웠지만요."

게이트우드는 76세에도 트레일을 두 번 더 완주했고,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2만3천㎞를 걸었다. 인생 후반부에 걷기로 성공한 그의 인생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아니 배배 꼬인 것에 가까웠다.

그는 19세에 담배 농장주와 결혼해 11명의 자녀를 낳았지만, 상습적인 구타에 시달렸다. 치아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건 예사였다. 그는 이를 악물며 결혼생활을 견뎌야 했다.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이혼하는 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54세가 된 1941년에야 비로소 이혼하고, 양육권도 지킬 수 있었으며 걷기를 통해 명성도 얻게 됐다.

인생이 순탄하길 누구나 바라지만, 누구도 순탄하게만 살 수는 없다. 뜻대로 되지도 않는다. 그럴 때마다 운이 없음을 탓하기 일쑤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더 해빙'의 저자인 이서윤과 홍주연은 신간 '운명이 건네는 호의, FAVOR'(화이트오션)에서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운명은 우리에게 호의를 건네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우리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시달리는 감정은 불안이다. 하지만 불안이 부정적인 신호인 것만은 아니다. 저자들은 "불안을 신호로 삼아 나아간다면 운의 흐름을 타고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성격에 따라 불안을 연료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도 있고, 흔들리는 자신의 감정부터 추스르면서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소모하지 않고, 자극적인 도파민만을 좇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운의 흐름을 타고 발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남과의 비교를 멈추고 자기만의 존재감을 발휘하면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법, 귀인을 알아보는 법, 자녀의 불안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선택의 순간에 함정에 빠지지 않는 기술 등 세상살이와 운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수록했다.

저자들은 세상에 좋지 않은 운은 없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아 보이는 운이라도 장기적으로는 성숙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360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