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파트너’ 김준한 "남녀간의 사랑 넘는 더 큰 감정 그리고 싶었어요"[인터뷰]

스포츠한국 2024-10-23 07:00:00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의 든든한 조력자 정우진 역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준 배우 김준한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7일 김준한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 기획·제작 스튜디오S·스튜디오앤뉴) 종영 소감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장나라와 인연을 고백했다.

‘굿파트너’는 이혼 전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이 펼쳐내는 법정 오피스 드라마로, 최고 시청률 17.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뜨거운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극 중 김준한이 맡은 정우진은 차은경의 오랜 후배자 대정 로펌 이혼 2팀 파트너 변호사다. 차은경의 옆에서 몰래 그를 짝사랑하며, 믿음직스러운 동료가 되어준다. 이에 많은 시청자가 두 사람을 응원했[지만, 끝내 정우진은 진심을 전하지 못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바라주셔서 감사했어요. 한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그런 걸 바라볼 수 있다는 게 귀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아쉽게 끝나서 좋다고 생각해요. 극이라는 건 아슬아슬하게 닫지 않을 때 재밌다고 생각하거든요.”

끝끝내 진심을 전하지 못했지만, 정우진은 차은경을 지켜주려 부단히 애쓴다. 이에 김준한은 차은경을 향한 정우진의 마음이 사랑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우진과 차은경 선배와의 관계를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가둬놓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걸로만 표현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우진이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해 보면 은경을 여자로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실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도 여자 남자로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걸 넘어서는 감정들, 친구이기도 하면서 가족이고, 때로는 내가 지켜야 할 사람, 혹은 내가 기대고 싶은 사람. 정말 너무 많은 다양한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에 딱 어떤 하나라고 규정짓는 게 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진이가 차은경을 너무 좋아하고 아끼고 지켜주고 싶어한 마음은 분명해요. 그 마음에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이어가려 했어요. 사람의 감정이라는 게 마음대로 안될 때도 있지만 의지로 가꿔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진이가 자기 감정을 흘러가는 대로 방치할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정우진은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 시청자의 입장에서 답답한 느낌을 들게 한다. 김준한이 바라본 정우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정우진은 묵묵하니 옆에 있어 주는 사람이에요. 지독한 묵묵함과 재치가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얜 뭐지?’ 싶은 사람? (웃음) 우진이를 바라 보고 있으면, ‘네 인생은 괜찮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옆에 있어 줘서 매력 있지만, 본인은 어떨지 모르겠는 사람이에요.”

이런 우진의 캐릭터에 실제 김준한이 느꼈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항상 연기하면 어떤 식으로든 저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이건 연기야’라고 생각하고 해도 사람이 젖어 들게 되거든요. 작품이 끝났을 때 되게 공허해요. 이제 익숙해진 것 같은데‘굿파트너’ 끝나고도 또 공허했어요. 배우는 어쨌든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확 잘리듯이 이별해야 하는 게 있어서 익숙해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사진 출처=아티스트컴퍼니 제공 / 배우 김준한 프로필

극 중 차은경도 매력적인 변호사였지만, 스핀오프로 정우진의 변호사 생활도 다루면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정우진의 변호사로서 보여준 모습이 적어 아쉽다는 반응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차은경 팬이라서 그런지, 우진이를 연기하면서도 분량 욕심은 없었어요. 스핀오프가 됐건, 우진이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재밌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혼 변호사 이야기도 하고 풀어볼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하는데, 쉽사리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원하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웃음)”

함께 호흡을 맞춘 장나라는 김준한을 4차원을 넘어선 16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준한은 16차원을 인정하면서 에피소드를 전했다.

“제가 그런 게 없지 않아 있어요. 장난치는 것 되게 좋아하거든요. 이제는 일부러라도 그런 식으로 바라보는 게 도움이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해서 이런저런 장난을 치기도 해요. 연기할 때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일부터 꺼내거든요. 제 아이디어를 무조건 적용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이런 엉뚱한 아이디어에서 좋은 게 떠오르거든요. 그래서 장나라 선배가 생각했을 때 ‘어? 쟤 뭐지?’ 싶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앞서 김준한과 장나라는 2004년 4월 4일 방송된 음악 프로그램에서 장나라의 곡 ‘나도 여자랍니다’로 함께 무대를 섰던 게 화제가 됐다. 이에 ‘굿파트너를 찍으며, 장나라와 그런 얘기 나눈 적 있는지 물었다.

“장나라 선배한테 ‘사실 예전에 ‘나도 여자랍니다’ 무대에서 드럼 쳤었다‘고했는데, 선배는 그냥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응 그래?‘라고 하셔서 좀 당황했어요. 근데 계속 생각해 보니 얼마나 그런 일이 있으셨겠어요. 당연히 본인도 지나고 나서 신기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지금도 기분이 이상하고 처음에 저도 까먹고 있었거든요. ’굿파트너‘ 대본 미팅하러 가는 날, 차에서 문득 생각이 났어요. 얼마나 현실에 집중하고 살았던지, 과거를 다 까먹고 살았더라고요. 너무 반가웠고 좋은 인연으로 만들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굿파트너’는 펀덱스(FUNdex)에서 발표에서 9월 1주 차 TV, TV·OTT 종합 화제성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연일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에 김준한 또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일 것이라고 말하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제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고 캐릭터일 것 같아요. 이렇게까진 큰 사랑을 받아 본 건 처음이라, 이래서 사람들이 이런 작품, 역할하고 싶어 한다고 깨달았어요. 여러 가지로 저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