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시리즈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추후 일정을 정해 끝마치기로 하고 종료를 선고한 경기)이 선언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이로 인해 1차전 선발투수인 원태인을 5이닝밖에 활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22일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일정이 하루씩 밀렸다. 원태인이 4차전에 선발투수로 출격할 수 있게 됐다.

원태인. ⓒ연합뉴스

삼성은 지난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를 펼쳤다.

삼성은 6회초 1-0으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1차전은 쏟아지는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남은 경기는 22일 오후 4시부터 열릴 예정이었다.

삼성은 갑작스러운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인해 에이스 원태인을 1차전에 더 이상 투입할 수 없게 됐다. 원태인은 이날 5이닝 동안 66구를 던졌다. 통상적으로 선발투수들이 100구에서 110구까지 투구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7,8회까지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비가 원태인을 강제 강판시켰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남은 6,7,8,9회에 불펜투수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불펜진이 약점인 삼성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더불어 삼성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6회초 경기가 종료되면서 상승세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만약 6회초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다면 삼성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22일 서스펜디드 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되면서 삼성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이제 23일 서스펜디드 경기와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릴 예정이다. 모든 일정이 하루씩 뒤로 밀리게 됐다.

원태인. ⓒ연합뉴스

이로써 삼성은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에게 5일 휴식을 부여한 채 3차전에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더불어 ‘에이스’ 원태인 또한 4일 휴식 후 4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물론 한국시리즈같은 큰 무대에서 4일 휴식 후 등판은 쉽지 않은 과제다. 평소 5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이 많은 KBO리그에서는 특히 어려운 숙제다. 그러나 원태인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인해 66구밖에 던지지 않았다. 66구를 투구한 원태인에게 4일 휴식 후 등판은 자신의 힘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일정이나 다름없다.

박진만 삼성 감독 또한 원태인의 4차전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박 감독은 22일 “원태인은 어제(21일) 투구수 70개 미만으로 던졌기 때문에 4일 후 5일째 들어가는 날에 충분히 등판 가능하다고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1차전 6회말부터 불펜게임을 하게 된 삼성. 하지만 22일 일정까지 우천 순연으로 미뤄지면서 원태인을 4차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비로 울었던 삼성이 옅은 미소를 짓게 됐다.

박진만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