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원, 지하철역서 마약 거래하다 적발(종합)

연합뉴스 2024-10-23 00:00:32

검찰, 벌금 약 150만원 약식기소

프랑스 하원 모습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한 하원 의원이 파리 시내에서 마약 거래를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22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앙디 케르브라트(34) 의원은 지난 17일 밤 10시께 몽마르트르 근처 지하철역 플랫폼에서 합성 마약을 사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들은 그와 마약 판매자 간 의심스러운 행동을 목격하고 현장에서 즉시 두 사람을 붙잡았다. 케르브라트 의원은 경찰에 자신의 신원을 밝혔다.

당시 그는 신종 코카인으로도 불리는 3-MMC 1.35g을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3-MMC는 가격이 다른 마약에 비해 낮아 클럽 등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21일 케르브라트 의원을 마약 사용 혐의로 약식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검찰이 청구한 벌금 액수는 1천 유로(약 149만원)라고 한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케르브라트 의원은 검찰의 기소 발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입장문을 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법원의 처분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인 문제와 심리적 불안정으로 합성 마약을 복용한 적이 있고 이런 마약이 건강, 특히 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며 "마약 중독은 공중 보건 문제로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속 정당을 비롯해 좌파 정당의 연합체인 신민중전선(NFP) 소속 의원들에게도 사과하며, 의정 활동 재개를 위해 약물 치료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좌파 녹색당 소속 산드린 루소 의원은 엑스에 "마약 복용과 중독은 치료와 정신 건강, 그리고 지원의 문제"라며 "당신은 인정했고 치료 과정에 있으니 우리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라"고 지지했다.

같은 당 안 수이리스 상원 의원도 "(약물에) 의존적인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단순 약물 사용에 대한 비판과 억압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며 "마약 정책은 예방과 치료 접근성, 위험 감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파 공화당 출신이자 마약 문제를 다루는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 장관은 "의원이 길거리에서 합성 마약을 구입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중도 정당 오리종의 기욤 리샤르 낭트 시의원은 케르브라트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고,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로랑 자코벨리 의원은 "왜 동료 의원인 루이 보야르에게서 마약을 사지 않았느냐"고 비꼬았다. 앞서 LFI의 보야르 의원은 2021년 학비 마련을 위해 과거 마약을 팔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