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장, 고려인에 기증받은 '홍범도 묘비' 기념사업회에 전달

연합뉴스 2024-10-22 17:00:22

'洪흉상 육사 내 이전 방침'엔 "독립군 흔적 지운다는 뜻"

홍범도 장군 묘비 전달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은 22일 카자흐스탄 공식 방문 당시 고려인 원로로부터 기증받은 홍범도 장군의 옛 묘비 일부를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고 의장실이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 집무실에서 가진 묘비 전달식에서 "묘비를 잘 보관해달라"고 당부하고 "기증해 준 고려인 동포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우 의장은 육군사관학교가 홍 장군 흉상을 육사 내 충무관 앞에서 교내에 새로 조성하는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옮길 예정이라는 보도를 언급하며 유감을 표했다.

우 의장은 "육사 충무관 앞 홍범도 장군 흉상을 끝내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흉상 이전은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의 흔적을 지운다는 뜻이고, 고려인 동포들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측은 앞으로 묘비 활용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박홍근 의원은 "이번에 돌아온 것은 묘비의 앞부분"이라며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뒷부분을 찾는 일과 독립운동 역사를 후대에 전달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묘비 전달하는 우원식 국회의장

우 의장은 지난 10일 홍 장군의 과거 묘역이 있는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연 고려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고려인 원로 김례프 씨가 1993년부터 보관해 온 홍 장군 묘비 일부를 기증받았다.

묘비에는 '저명한 조선 빨치산 대장 홍범도 묘'라는 내용의 '묘비명'(墓碑銘)이 새겨져 있다. 홍 장군의 출생과 별세 일자도 적혀있다.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 10월 크즐오르다에서 사망한 홍 장군의 유해는 임시 묘를 거쳐 종전 후 크즐오르다 중앙 공동묘지에 이장된 뒤 같은 묘지 내에 재이장 된 바 있다.

우 의장이 기증받은 묘비는 재이장 될 무렵인 1955∼1956년께 만들어져 1982∼1983년 묘역 재단장 이전까지 약 30년간 사용됐다. 제작된 지 약 70년 만에 우 의장 편에 고국으로 오게 됐다.

s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