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면담서 '김건희 라인 8명 청산' 두고 또 '엇갈린' 후기

데일리한국 2024-10-22 15:28:57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실 내 김건희 여사 라인(측근그룹)' 8명에 대한 인사 조치를 재차 요구하며 이들의 실명과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에서 이와 관련해 밝힌 후일담과는 배치된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2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의 라인으로 거론한 이른바 '한남동 7인회' 참모들에 선임행정관 1명을 더해 모두 8명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와 함께 참모와 텔레그램으로 소통하는 김 여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은 '문제가 있으면 구체적인 증거를 가져오라'는 등 한 대표의 말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은 채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고 전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이 같은 건의에 대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누가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조치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대통령실의 전언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의 '거절' 반응에 초점을, 윤 대통령 측은 한 대표의 말을 일정 부분 '수용'했다는 점에 초점을 둔 것이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중요도로 따지면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한 대표가 생각하는 1번이었다"면서 "한 대표는 지금 여사 문제를 풀어야지만 국정운영의 동력이 다시 살아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아주 비중 있게 인적 쇄신 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그간 이니셜로 보도됐는데 10명 가까이 이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그분들이 지금 왜 문제인지도 설명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보인 반응에 대해 "대통령은 어쨌든 그분들이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용산의 대통령 참모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나 여사하고 소통하는 거에 대해서 큰 문제의식이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것이냐는 인식이 용산 내부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극이 좁혀지지 못한 것이 그러한 인식 차이 때문"이라며 "1번으로 생각했던 부분에 대한 접점이 안 나오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또 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 선제적인 조치를 해서 특검법 통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 역시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81분 면담 직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대통령실로 불러 따로 회동했다. 이를 두고 여권 일각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이탈표 관리를 하는 만큼 얘기를 듣고 싶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 대표의 체면을 구긴 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