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尹과 면담서 진심 안 통해 집으로 간 것"

데일리한국 2024-10-22 12:26:05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직후 당초 검토했던 브리핑을 하지 않은 채 곧장 집으로 향했다. 한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진심이 통하지 않은 것"이라는 후일담을 전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웬만하면 한 대표가 직접 국회로 돌아와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려고 했고 저도 그 시간쯤에 대표실에 가서 있었다"라며 "그런데 바로 댁으로 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한동훈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저희들(친한계)이 사실 (면담에 대한) 기대 수준은 높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당초 예상했던대로 윤 대통령을 만나 김 여사를 향한 '3대 요구'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김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참모들의 인적 쇄신 등을 직접 건의했지만, 윤 대통령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끝났다는 평이 나온다.   

면담 내용에 대해선 배석하지 않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의 전언 형태로 전해졌고, 대통령실은 '침묵'을 유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진행자가 전날 공개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와 면담 사진에서 다소 초라해 보이는 테이블 세팅에 대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홀대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신 부총장은 "거기에 대해선 답하지 않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신 부총장은 면담에 20~30분가량 지각한 윤 대통령에 대해 "외교 일정이 있어서 불가피했고 대통령이 워낙 공사다망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 대표는 바깥에서 20여 분 기다렸다가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라고 설명했다.

신 부총장은 면담 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후 회담이 잘 안 되겠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느꼈다)"라고 언급했다.

그 이유로 "최고위원회에서 당 대표 발언 다음에 원내대표가 발언을 한다. 저희가 (명패 앞에)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파병 규탄한다'라는 팻말을 붙여놨는데 추경호 원내대표가 북한 인권 문제로 화제를 전환해서 '야당의 신속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촉구했다"라며 "그게 특별감찰관 문제하고 연동돼 있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 대표가 선제적인 특별감찰관 도입 등을 윤 대통령에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자, 추 원내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으로 화제를 돌리면서 무력화했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면담이 끝난 직후 추 원내대표를 따로 불러 회동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할 경우 특별감찰관 임명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에 여당은 특별감찰관 도입 전제로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제시한 바 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 내 김 여사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한 데 대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일각의 지적이 나왔다. 신 부총장은 이에 대해 "그건 절대왕정 시대에서나 가능한 얘기"라며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은 할 수 있고, 여론을 항상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는 당 대표 입장에서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 대표가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을 요청한 것을 두고도 "아주 필수 불가결인 외교 행보라든가 이런 것은 이해해야 하지만 지난번 마포대교 방문 등 대외활동은 좀 안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얘기"라며 "그 점에 있어서도 이렇다 할 접점이 만들어지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다.

신 부총장은 "제2부속실 설치로 대통령실 내 (김 여사) 공간을 만드는 게 해법이 되기에는 이미 많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너무 거칠게 접근한다'는 취지로 지적한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해선 "지금 시도지사 여러분들이 관종(관심종자), 소시오패스 등 별의별 모욕적인 언사를 하지만 한 대표가 뭐라고 한 적이 없다"라며 "한 대표가 거칠다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다"라고 한 대표를 옹호했다.

신 부총장은 다만 '친한계가 더불어민주당의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시각엔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