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알파녹스 CB를 24억에 매입...MDS테크 '14억 고스란히 손실' 이해못할 거래

데일리한국 2024-10-22 11:17:44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MDS테크가 헬스케어 기업 알파녹스(옛 솔고바이오메디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권면총액 9억원인 전환사채(CB)를 24억원에 사들이는 등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몇 년째 적자를 겪은 한계기업인 알파녹스의 인수로 인해 향후 MDS테크 경영 및 재무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MDS테크는 임베디드 솔루션 전문업체다. 

◇ 만기 한달 앞둔 권면총액 9억원 CB, 24억원 인수로 14억원 손실 떠안아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MDS테크는 지난 3월 29일 100% 자회사인 MDS인텔리전스를 통해 알파녹스의 전 최대주주인 김일 대표로부터 11회차 CB를 24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해당 CB의 경우 권면총액은 9억원에 불과했으며, 만기일도 4월 29일로 한달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또한 만기 시 이자를 포함해 원금의 106.4302%만 받을 수 있었다. 즉 MDS인텔리전스의 경우 4월 만기 때 회수한 돈은 9억5787만원으로, 투자한 돈 대부분이 손실 처리됐다. 추정 손실금액은 14억4153만원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경영권 인수 목적으로 투자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역시 최근 주가 하락으로 수십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MDS테크는 지난 6월 60억원 규모의 알파녹스 제3자 유증(신주 1200만주)에 참여했다. 유증을 통한 신규 취득으로 MDS테크는 알파녹스의 새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9월 10대1 무상병합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MDS테크가 보유한 주식도 1200만주에서 120만주로 줄었다. 즉 한주당 5000원에 MDS테크는 알파녹스의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 주가 상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21일 종가 기준 알파녹스의 주가는 2485원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MDS테크가 보유한 알파녹스의 지분 평가손실은 30억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인 MDS테크가 당장 알파녹스의 지분을 매각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알파녹스 인수 과정에서 14억원의 확정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너무 무리하게 인수한 것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MDS테크 관계자는 “이전 최대주주와의 알파녹스 11회차 CB 9억원(액면 기준) 매매는 단순한 매매 성격의 거래가 아니고 경영권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개체 성격의 거래다”라며 “표면적으로는 인수자 입장에서 금전적인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될 수 있으나, 이는 금전적인 손해가 아니라 경영권 대가(프리미엄) 성격에 해당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MDS테크는 알파녹스에 대한 60억원 사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했고 이후 결손금 보전 등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10:1 무상 감자를 진행했다”며 “대주주 입장에서 단순히 주가 수준에 따른 평가손익을 따지기 이전에 알파녹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 알파녹스, 관계없는 인터넷 콘텐츠 사업으로 재편…‘사업 역량’ 우려 커

하지만 MDS테크 일부 투자자의 경우 알파녹스의 건실하지 못한 재정건전성과 사업 영향력 역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알파녹스는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별도 기준  2021년 45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38억원과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21억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알파녹스는 지난 2019년 사업보고서 기준 자본잠식률이 62.1%까지 치솟아 2020년 주식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이후 무상감자와 제3자 유증을 통해 자본잠식률은 일부 해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대규모 영업손실로 인해 별도 기준 자본잠식률은 52.2%까지 떨어졌다.

최근 10대1 무상병합과 새 최대주주인 MDS테크의 60억원 유증참여로 상장폐지 및 거래중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알파녹스의 경우 본업인 메디칼 및 헬스케어 분야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추가적인 자금수혈 없이는 재정 자립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알파녹스의 신사업 역시 MDS테크의 추가적인 지원 없이는 추진조차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알파녹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인터넷 콘텐츠 제작, 유통 및 판매업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개발, 자문 및 서비스업 △임베디드 시스템의 제조, 판매, 대여 및 유지 보수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반면 기존 추진하던 헬스클럽, 수영장, 볼링장 등 각종 스포츠 경기장 설치 및 운영사업 등은 사업목적에서 삭제했다.

MDS테크는 알파녹스의 신사업 추진을 위해 오는 12월 주주우선 공모증자 방식으로 324억원의 유증을 한차례 더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투자금은 향후 알파녹스의 운영자금(192억원)과 채무상환(132억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다만 알파녹스의 경우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추진 예정인 신사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가 쌓여있지 않다. 해당 투자가 원활히 이뤄진다 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계기업을 몰린 일부 상장사의 경우 기존 사업을 축소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소식으로 주가를 띄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해당 사업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사업의 성과를 당장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역시 단기 급등에 그칠 수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해당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더라도, 모회사인 MDS테크와 사업군이 겹쳐 두 기업간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MDS테크의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DS테크의 주력 판매 상품은 △개발 솔루션 △시스템 자동화 솔루션 △자율주행 및 ADAS 개발 솔루션 △임베디드 OS 등이다. 이는 알파녹스의 신사업 부분과 크게 겹친다.

이에 대해 MDS테크 관계자는 “알파녹스에 대한 최대주주 지위 획득 후 기존 영위 사업에 대한 구조 조정은 물론 다각적인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 모멘텀 확보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녹스는 지난 8월 사업목적을 정비했으며, 이후 추가 신규 사업에 대한 진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MDS테크와 사업군이 중복되어 비즈니스 면에서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