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서빛나래,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 보컬 교수

스포츠한국 2024-10-22 10:07:57
사진=조성진 [장소제공 코스모스아트홀] 사진=조성진 [장소제공 코스모스아트홀]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R&B에 심취한 버클리 음대의 한 학생이 3곡을 작곡한 데모 CD를 한국의 ‘엠보트’ 기획사에 보냈다. 엠보트 대표 및 관계자는 곡의 스타일과 완성도에 반해 3곡 모두 채택하기로 했다. 이 곡은 당대의 유명 가수들이 불렀고 음악계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기성 작곡가들이 기획사에 보낸 데모 음원도 단번에 채택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 ‘까이고’ 또 ‘까이는’ 거절의 연속에서 (곡) 채택의 달콤함을 맛보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아마추어 학생이 보낸 데모, 그것도 1곡이 아닌 3곡 모두 동시에 채택된다는 건 놀라움 그 자체다.

아마추어 학생 신분의 이 작곡가가 쓴 세 곡이 바로 거미 ‘It Don’t Matter No More’, 옥주현 ‘Forgive and Forget’, 그리고 휘성 ‘누구와 사랑을 하다가’다.

이 학생은 버클리 졸업과 함께 엠보트에 합류했고 박경진 대표를 비롯해 작사가 최갑원, 작곡가 김도훈 등 유명 음악인들과 시너지를 발휘하기에 이른다. ‘뮤직큐브’ 전속 작곡가 활동은 물론 싱어, 보컬디렉터, 그리고 대학 실용음악학과 강의까지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갔다.

20년 전의 이 학생이 바로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부 보컬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서빛나래(43) 교수다.

사진=조성진 [장소제공 코스모스아트홀] 사진=조성진 [장소제공 코스모스아트홀]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만난 서빛나래 교수는 ‘맑은 사람’, 그 자체였다.

‘서빛나래’란 이름은 한 번만 들어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이다. ‘빛날 아이’라는 뜻으로 아버지가 작명했다.

서 교수의 작곡 역량은 어릴 때부터 두드러졌다. 창작동요제에 직접 곡을 써 출전하는가 하면, 언니 결혼식 때 자신이 만든 곡을 축가로 부르기도 했다.

버클리 음대에서 보컬과 송라이팅을 공부하며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곡을 썼다. 이 당시 쓴 곡이 앞에서 언급한 옥주현, 거미, 휘성이 부른 노래다. 졸업 두 학기를 남겨놓은 2003년에 만든 작품이다.

당시 서빛나래는 흑인 R&B음악에 심취했던 만큼 ‘엠보트’는 그녀가 가장 일하고 싶었던 곳이었다. 따라서 데모곡을 이곳에만 보낸 것이다. 현지 흑인들과 함께 녹음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정통 흑인 R&B 필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데모 음원이 나올 수 있었다.

3곡 중 하나는 옥주현 솔로 2집에 수록됐다. 또 하나는 거미가 부른 ‘It Don’t Matter No More’다. 그러나 서빛나래는 자신이 작곡했지만, 이 곡을 너무 좋아해 향후 자신이 직접 부르고 싶었다. 엠보트 측에서 거미가 불렀으면 좋겠는데 어떠냐는 제안에 고민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차피 네가 저작권자니까 나중에 편곡해서 다시 불러도 된다”는 ‘엠보트’ 박경진 대표의 말을 듣고 그제야 OK했다.

박경진 대표는 서빛나래에게 “이 곡 녹음을 위해 현지 흑인 세션을 알아보고 스튜디오도 어레인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버클리 동창의 도움을 얻어 모든 세팅작업을 마쳤다. 그해 겨울 ‘엠보트’ 박경진 대표와 최갑원 작사가가 미국으로 왔고, 서빛나래와 함께 곡 작업을 했다.

서빛나래는 버클리 음대 졸업 후 귀국, 일산에 있던 엠보트 사무실로 출근했다. 당시 작업실에서 같이 일하던 작곡가들이 이종훈, 이채규였고 김도훈 작곡가도 이때 알게 됐다.

작곡가 김도훈은 현재까지 서빛나래 교수의 음악과 인생 멘토다.

“김도훈 님처럼 오랫동안 히트곡을 내는 작곡가를 찾긴 힘듭니다. 지금은 협업이 일상화 됐지만 예전만 해도 한 사람이 작곡했어요. 김도훈 님은 그즈음부터 협업하는 열린 작업방식을 시도했습니다. 까마득한 후배를 ‘동료’로 대우해 주셨는데 이런 게 정말 고맙고 인상적이었어요. 상대에 대한 존중 배려심이 대단한 분이죠. 또한 많이 베풀어 주는 타입입니다. 보컬 가이드를 할 때도 꼬박꼬박 패이(보수)를 챙겨 주셨어요. 사실 친한 사이에선 네가 이걸 도와주고 다음엔 내가 너의 것을 돕는다는 개념이 적지 않은데 말이죠. 어떤 땐 6~7시간 가까이 후배 고민도 들어줄 만큼 인품도 대단하시고 이외에 고맙고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김도훈 님의 이런 걸 보며 나도 훗날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고 여길 정도였으니까요.”

서빛나래 교수의 연구실 벽엔 R&B 스타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서빛나래 교수의 연구실 벽엔 R&B 스타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서빛나래 교수가 작곡과 음악 전반 많은 영향을 받았고 좋아하는 음악가로 데이빗 포스터, 베이비페이스, 로린 힐, 맥스웰, 에릭 베네 등 그 외 여러 명을 꼽았다. 교수 연구실 벽 한쪽에도 이들을 비롯해 여러 뮤지션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참조)

서 교수는 2010년부터 동아방송예술대 강의를 하며 학교와 첫 인연을 맺었다. 2012년부터 2년 동안 백석대 강의를 병행했고, 호원대도 출강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비, 렉시, 지아 등 다양한 장르 가수의 보컬 디렉팅도 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호원대 실용음악과에 출강할 당시 신연아 교수에게도 남다른 인상을 받았다. “심사할 때의 예리함,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 성품 등 배울 게 많은 선배였습니다. 다가가기 편한 스타일이라기보다 다가가고 싶은 스타일. 너무 궁금하고 알고 싶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고 할까요? (웃음)”

이후 2019년부터 동아방송예술대 전임교수가 돼 교육 전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강의하며 체질적으로 가르치는 게 적성에 맞는다는 걸 알았다. 주변 선배나 동료들조차 “너는 가르치는 일이 천직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

이전에도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지만 이러한 기분을 몇 배 상승시킨 계기가 저 유명한 ‘15’ 학번과의 만남이다. 본격적으로 “학교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2015년에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일오(15) 학번은 서도밴드, 신지민, 박문치, 작곡팀 플로블로(Flow Blow) 등 그야말로 이후 대중음악계에서 한 존재감 하는 ‘재능충’들이 무더기로 모인 황금의 학번이다.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에서 일오(15) 학번은 ‘케미’가 좋기로 정평 났습니다. 이전에도 재미있었지만, 이들 학번과 함께하며 수업하는 재미가 남달랐어요. 이들 때문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할 만큼.”

선생과 학생의 관계는 결코 편해지기 힘든 ‘(어려운) 거리’가 있는 것임에도 학생들은 서 교수를 엄마처럼 따른다. 여기엔 서빛나래 교수의 교습법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저는 결코 학생들에게 엄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상대가 어떤 마음이 될지 표정을 보면 읽힙니다. (상대가 아파할 수 있기에) 정공법보단 살짝 돌려서 말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음악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은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곡 쓰기 작업은 뒷전이고 열심히 축구만 하고 있어요. 이럴 때 ‘너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아니면 가수가 되고 싶어’라고 질문하며 대화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축구는 일주일에 몇 시간 하니’라고 하면 ‘10시간 이상 한다’는 답이 옵니다. 그러면 저는 ‘그렇게 축구를 열심히 하는 것만큼 곡도 써야지?’라고 말해줍니다. 이해되는 선까지 부드러운 어법으로 말하는 타입입니다. 저는 집에서 애들한테도 절대 화를 내지 않아요.”

학생들과 녹음 수업 중인 서빛나래 교수. 학생들과 녹음 수업 중인 서빛나래 교수.

이 모든 건 서빛나래 교수의 모토, “진심이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활방식이기도 하다. 절대 화를 내진 않지만 대하다 보면 교수의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엄마’라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서 교수는 부부싸움도 하지 않는다고. 대립할 것 같으면 감정을 가라앉히고 다음 날 얘기하는 식이다. 그뿐 아니라 명품 가방보다 오히려 맥북 신모델을 더 좋아하는 타입이다. 인터뷰하며 이런저런 말을 듣는 순간 이런 아내를 둔 남편은 매우 행복한 사람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서빛나래 교수는 운동(헬스클럽)하며 알게 된 남편과 26세 때 결혼해 29세에 첫째를 출산했다. 슬하에 중3, 초교4 둘을 두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서 교수는 미국에서 고교와 대학교에 다닌 만큼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한국에 오가며 느낀 영어와 한국어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음악과 연계해 생각하며 고민할 때가 많았다. 이걸 학문적으로 접근한 게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의 표현에 따른 한국어 딕션 방법에 대한 연구 : 영어 자음과의 비교 분석을 중심으로’란 석사(단국대 대학원) 학위 논문이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엔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며, 아티스트는 각양각색의 개성 있는 창법과 표현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 논문은 이러한 다양한 대중음악 장르에서 한국어 딕션은 어떻게 행해지고 있으며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에 관한 연구다.

버클리 음대 보컬 교수가 집필한 ‘버클리 보컬의 정석’과 ‘버클리 보컬의 정석 워크북’을 번역하기도 했다. 신체학적인 면 및 그 외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을 다룬 내용이라 수업 교재로 사용하고 싶어서 번역 출판한 것이다.

2024년 동아방송예술대 오한승 교수와 ‘로파이 힙합의 사례로 본 장르 유동성 양상 연구’란 논문을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대중음악의 인디 장르로서의 로파이 음악이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급속도로 존재감이 커지며 대두되게 된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 음악적 관점과 함께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2020년 ‘대중음악산업연구’, ‘쇼케이스’, ‘탑라인 메이킹’ 등 몇몇 수업을 보컬 강의 때 개설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졸업 공연 프로젝트와 음반발매 프로젝트로 나눠 진행한 것도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음반발매 프로젝트에선 서 교수가 유통사 연결까지 핸들링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만의 특장점

“만일 제가 실용음대에 진학하려는 학생이라면 버클리 음대 대신 동아방송예술대로 갈 것입니다. 재즈만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버클리를 권유할 수 있겠지만 일반 대중음악을 한다면 동아방송예술대가 적격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동아방송예술대는 국내에서 커리큘럼이 가장 좋다고 자부합니다. KMR(크리에이션 뮤직라이츠)과 작가 계약하고 있을 만큼 ‘아웃풋’도 매우 좋죠. 또한, 실용음악 및 영상제작 인프라까지 보유한 방송 채널까지 가진 학교는 전 세계에서 동아방송예술대가 유일합니다.”

“타 실용음대 재학생들도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체 정원도 계속 느는 추세죠. 우리 학교 다니다가 다른 학교로 간 사례는 한 명도 본 적이 없어요. 각 대학 실용음악 전공생들끼리 모여 얘기하다 보면 학교에 대한 불만 사항도 나오기 마련이에요. 학교 욕을 하지 않는 학생들만 있는 곳이 동아방송예술대란 말을 많이 듣죠. 꾸준히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쉼 없이 하는 등 학교의 제반 노력을 학생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학교가 떨어져 있어 교통이 불편한 것도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1~2학년의 경우 대부분 원룸촌이 모여 삽니다. 제가 버클리 시절 때도 느낀 거지만 모여 살 때의 힘이란 게 있죠. 애들이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도 많고 특히 협업 기회가 많아지거든요. 모여 살다 보니 ‘너 이거같이 해볼래’라고 제의하면 바로 가서 협업을 할 수 있는 것. 음악 실력이 늘 수밖에 없죠. 탑라인 메이킹의 경우에도 트랙 잘 쓰는 학생이 바로 옆방에 살고 있어 언제든 협업할 수 있어요.”

“가르치는 입장에선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게 제일 기쁜 일입니다. 재능있는 사람을 가르칠 때 에너지가 훨씬 더 순환되기 때문이죠. 서로 오가는 에너지도 남다르고, 그만큼 학생들과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는 것입니다. (잘하는 사람들만 모인) 동아방송예술대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재학 시절 남다른 역량으로 기억에 남는 졸업생 몇 명만 꼽아달라고 하자 “눈에 띄는 제자들이 너무 많아서 몇을 꼽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도 한둘만 말해달라고 하자 수잔(김수영)을 언급했다.

“수잔은 영혼이 맑아요. ‘수잔’과 상담하다 보면 ‘다시 태어난다면 너처럼 살아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서빛나래 교수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국내 아티스트는 많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여자 보컬은 아이유, 남자 보컬은 크러쉬, 박효신 등을 좋아한다. “저는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는 음악가들을 좋아하는 성향입니다.”

“아이유는 특히 표현력이 탁월한데, 이것은 연기력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연기력은 곧 진심에서 오는 것이죠. 진정이 담기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솔로가 아닌 아이돌 팀은 워낙 많기도 하고 프로덕션의 영향도 커 한두 팀을 꼽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서빛나래 is

1981년 2녀 중 막내로 인천에서 태어남. /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우등생이었고, 초교 때부터 합창단 활동 및 KBS 등 여러 방송국 주최 동요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 / 아버지 사업(제조업) 때문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인천, 서울, 충남, 제주까지 여러 차례 이사. / 중학교 졸업후 미국 메사추세츠의 명문 사립고 ‘NMH(Northfield Mount Hermon School)’ 유학. / 졸업후 귀국해 포항 한동대 재학하며 크리스찬 록을 추구하는 동아리 밴드 활동(리드보컬). 이때부터 대중음악에 눈떴고 음악의 길로 가야겠다고 결심.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곡을 부르며 가창력 업그레이드. / 본격적으로 대중음악을 배우고 싶어 한동대 자퇴하고 미국 버클리 음대로 유학해 보컬과 송라이팅 전공. / 2010년 동아방송예술대 강의 및 2012년부터 2년간 백석대 강의 병행 및 호원대 출강. / 2019년 동아방송예술대 전임교수.

장소제공=코스모스아트홀 장소제공=코스모스아트홀

현 단계 K팝에 대해

“K팝이란 시스템을 만들고 이룩한 역사는 그간 전 세계에 없는 사례입니다.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개인적으론 계속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너무 잘 쌓아오고 있는 것이죠.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다양성입니다. 한쪽(잘되는 쪽)으로만 쏠리다 보니 아티스트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인기 장르에만 치우치지 않는 장르의 다변화가 절실해요.”

“이번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크루셜라이즈’란 R&B 레이블을 만들었는데, 1호 가수가 동아방송예술대 출신의 민지운입니다. 민지운은 이미 학생 때부터 실력이 돋보였죠. ‘크루셜라이즈’ 민지운 앨범이 발매되자 해외 팬들 반응이 바로 왔어요. SM채널에 올라가자마자 현지의 팬들이 큰 관심을 보인 것이죠. 해외 팬들이 한국의 음악을 알고 싶어도 채널이 없습니다. 민지운을 접하며 한국의 R&B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알고리즘으로 뜨는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장르와 아티스트를 소개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작사작곡 협업 방식에 대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한 사람이 전곡을 쓸 때보다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협업할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당연하죠. 물론 한 사람이 썼을 때 그만의 오리지널리티 색깔이 분명히 드러난다는 건 장점일 수 있겠지만. 아이돌 음악의 경우 굉장히 많은 치밀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특히 시종 지루함이 없어야 하고. 이 모든 걸 한 사람보다 여러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게 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죠.”

서빛나래 교수는 “각 악기가 가진 고유의 소리, 가장 좋은 소리를 끌어내는 게 전공생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컬 전공생들이 가진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제 교육 방침입니다. 학생 자신도 모르는 장점, 좋은 톤을 발견해주고 그걸 더욱 개발시켜주려고 해요. ‘저 학생은 저렇게 좋은 자신만의 악기를 갖고 있음에도 왜 저렇게 소리를 쓰고 있을까’ ‘이런 식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등을 조언해주는 것이죠. 학생들 스스로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러한 걸 ‘지적’이 아니라 ‘조언’해 주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학교와 집(가정)에 올인한 상태라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지만 향후 나이 들어 공감할 수 있는, 그 나이에 맞는, 그 나이에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느낌을 담은 곡을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