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과 ‘빈손회동’ 직후 추경호 따로 만나…'친한-친윤' 갈등 커지나

데일리한국 2024-10-22 09:55:17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퇴장하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을 마치고 퇴장하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81분 면담 직후 대통령실을 찾은 이유에 대해 "어제 국회의원들하고 여의도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그 이후에 (대통령실) 연락이 있어서 제가 잠시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친 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 만찬에 추 원내대표가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기자의 말에 "그런 경우는 통상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추 원내대표를 부른 이유를 묻는 말에 "제가 알기론 저뿐만 아니고 대통령께서 필요할 때 의원들한테 가끔 불시에 연락하시면서 가벼운 자리를 갖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추 원내대표의 말과 달리 대통령이 당대표와의 만남 직후 원내대표를 따로 부르는 상황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한 대표와의 면담 얘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는 말씀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한 언론은 추 원내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과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한 만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에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 추 원내대표가 원내 상황과 해법을 따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 직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들과 비공개 회동을 주재한 바 있다.

그간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시각차를 보여왔다. 한 대표는 김 여사를 향해 공개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를 강하게 주문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론을 옹호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에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께서 결과 브리핑 정도의 얘기를 듣고 있다"라며 "제가 그 이상의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고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 있었는지 분위기를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당정이 더욱 긴밀히 협의하면서 단합하고 하나 되는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라며 "저는 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성과가 없었다는 평이 나온다'는 질문에도 "그건 국민들이 평가하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김 여사 활동 자제 관련한 얘기가 나왔느냐는 물음에도 "제가 구체적 말씀(을 드리는게)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줄였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 당 분위기가 동요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그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나누고 있지 않고 특검법 관련해선 늘 말씀드리지만, 민주당 추진 특검법은 반헌법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에 대부분 의원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라며 "때문에 추진된다면 의원들과 힘 모아서 반헌법적 특검법을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한 대표와 만난 직후 추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면서 김 여사 사안을 놓고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의 간극은 더 커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 명태균 씨와 거래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에 여권 의원들에 포함된 것을 두고 "전날 법사위에서 증언하는 강혜경 씨 진술은 명 씨와 나눈 얘기의 증언이기에 신빙성 있는 진술이라고 평가해야될지 많은 의문점이 있었다"라며 "명 씨와 강 씨가 서로 나눴다고 하는 얘기를 강 씨의 입으로 얘기하신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여야 대표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선 "두 분께서 지난번 만남 이후 '기회 되면 보자'고 말씀을 나눈 것으로 안다.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고, 한 대표께서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식을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