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6회초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로 인해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더 이상 ‘에이스’ 원태인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체력적 소모도 심한데, 더블헤더에 가까운 경기 일정까지 소화해야 한다. 손해가 막심한 삼성이다.

원태인. ⓒ연합뉴스

삼성은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를 펼쳤다.

삼성은 6회초 1-0으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이날 경기를 마쳤다. 1차전은 쏟아지는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남은 1차전 경기는 22일 오후 4시부터 열린다.

삼성은 이날 선발투수 원태인의 호투와 김헌곤의 솔로포를 통해 리드를 잡았다. 6회초 무사 1,2루 기회까지 얻은 상태였기에 겉보기엔 삼성에게 매우 유리한 상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삼성은 갑작스러운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인해 에이스 원태인을 1차전에 더 이상 투입할 수 없게 됐다. 원태인은 이날 5이닝 동안 66구를 던졌다. 7,8회까지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비가 원태인을 강제 강판시켰다.

이로 인해 삼성은 남은 6,7,8,9회에 불펜투수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불펜진이 약점인 삼성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더불어 삼성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6회초 경기가 종료되면서 상승세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만약 6회초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다면 삼성은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서스펜디드 경기로 미뤄진 1차전이 22일 열린 후, 곧바로 2차전이 개최되는 점 또한 삼성에게는 골치아픈 일이다. KIA와 달리 플레이오프를 치른 탓에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는 삼성이 사실상 1.5경기 혹은 더블헤더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 없게 됐다.

원태인. ⓒ연합뉴스

특히 삼성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 황동재 또는 이승현을 내세울 예정이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황동재를 투입했을 때, 삼성은 불펜데이를 시도했다. 황동재는 당시 무실점 투구에도 3이닝을 소화했다. 선발투수 황동재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탓이었다.

이처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삼성으로서는 불펜투수들의 힘이 필요한데 졸지에 1차전 6회부터 같은날 경기를 펼치게 됐다. 이는 삼성에게 매우 불리한 일정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경기 후 “요새는 시설, 정보력이 잘 갖춰줬는데 (경기를) 시작할 때부터 걱정됐었다. 선발투수를 쓰고 중간에 끊기는 경우를 우려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에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해서 당황스럽다. (22일) 더블헤더를 치르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원태인을 어차피 못 활용하는 상황이 생긴거고 저희가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필승조를 모두 투입해서 1차전을 이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승리를 다짐하는 각오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비로 인한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나 다름 없다. 삼성에게 상처만 남긴 서스펜디드 게임이다.

박진만 감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