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헌곤의 한방…난공불락 네일을 끌어내렸다

연합뉴스 2024-10-22 00:00:59

조커로 시작한 2024년 포스트시즌, 당당히 주역으로

솔로 홈런에 기뻐하는 삼성 김헌곤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김헌곤(35)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PS)에서 '조커' 역할을 맡았다.

우타자인 김헌곤은 상대 팀이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내세웠을 때 혹은 좌완 불펜이 등판할 경우를 대비했다.

그러나 김헌곤은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15일에 열린 PO 2차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폭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김헌곤은 두 번째 홈런을 우완 불펜 유영찬을 상대로 작렬하며 반쪽짜리 타자가 아님을 증명했다.

삼성은 PO 2차전에서 주장인 주전 외야수 구자욱이 무릎 인대 부상으로 이탈해 외야 전력난을 겪자 김헌곤을 주전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김헌곤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리그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에서 2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상대 팀 선발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2.53)를 차지한 오른손 투수 제임스 네일.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타구에 턱을 맞아 관절 수술을 받은 네일은 부상을 깨끗하게 씻고 예전의 모습으로 괴력을 발산했다.

오른손 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었다가 다시 바깥쪽으로 휘어 나가는 주무기 '스위퍼'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삼성 타자들은 5회까지 네일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4회엔 강민호, 김영웅, 박병호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삼성 김헌곤 '넘겼다'

마치 '벽'처럼 느껴지던 네일을 끌어내린 건 베테랑 김헌곤이었다.

김헌곤은 0-0으로 맞선 6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시속 134㎞ 스위퍼를 밀어 쳐 우측 폴 왼쪽으로 떨어지는 아치를 그렸다.

김헌곤의 홈런 한 방에 난공불락이던 네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평정심을 잃은 네일은 후속 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다.

이날 경기는 6회초 삼성 공격 무사 1, 2루에서 쏟아진 비로 서스펜디드 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됐지만, 김헌곤의 한방은 삼성의 기세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11년 삼성에 입단한 김헌곤은 개인 통산 PS에서 총 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 3개가 모두 올해 PS에서 나왔다.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