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66구밖에 안됐는데… 1차전 추가 등판 어려운 원태인, KIA가 웃는다[초점]

스포츠한국 2024-10-21 22:22:16

[광주=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다승왕’ 원태인(25, 삼성 라이온즈)이 호투를 펼치며 KIA 타이거즈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원태인은 1차전에 더 나오기 힘들게 됐다. KIA로서는 역전 기회를 잡게 됐다.

원태인은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4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을 기록했다.

원태인. ⓒ연합뉴스 원태인. ⓒ연합뉴스

삼성은 2024시즌을 앞두고 대대수의 전문가들에게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8위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불펜투수 김재윤 외에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삼성은 김영웅, 이재현, 윤정빈, 김지찬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상위권에 안착했다. 코너 시볼드, 데니 레예스, 원태인, 이승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도 삼성의 호성적에 큰 힘을 더했다.

삼성은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1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 티멧을 따냈다. 2015시즌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입성했다. 이제 2014시즌 이후 10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원태인을 내세웠다. 원태인은 올 시즌 15승6패 평균자책점 3.66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더불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6.2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빅게임 피처’로 거듭났다.

원태인은 1회말 상대 테이블 세터 박찬호,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각각 투수 번트,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잠재웠다. 이어 김도영까지 3루수 땅볼로 묶으며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흐름을 탄 원태인은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를 2루수 뜬공, 후속타자 나성범을 삼진으로 요리했다. 이후 김선빈에게 좌익수 뒤 3루타를 허용했으나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묶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원태인. ⓒ연합뉴스 원태인. ⓒ연합뉴스

원태인은 3회말 선두타자 김태군에게 3유간으로 흐르는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서건창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찬호를 삼진, 소크라테스를 2루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3회말을 무실점을 마무리했다.

기세를 올린 원태인은 이후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섞으며 KIA 타선을 5회말까지 모든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5회말까지 투구수는 66개. 앞으로 2,3이닝을 더 책임질 수 있는 투구수였다.

그런데 6회초 삼성이 1-0으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졸지에 원태인은 더 투구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제 1차전은 22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오늘(21일) 66구를 투구한 원태인이 이튿날 더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으로서는 1점차 리드 중이고 무사 1,2루 기회를 얻었기에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에이스를 더 활용할 수 없는 것은 큰 악재이다. 특히 시즌 중 KIA에게 수많은 역전을 허용했기에 6,7.8.9회가 큰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원태인에게 눌려있던 KIA로서는 삼성 불펜진을 만나면서 역전 확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삼성의 에이스를 만나 고전하던 KIA 타선. 쏟아지는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면서 1차전 남은 6,7,8,9회 공격 동안 원태인 대신 불펜진을 만나게 됐다. KIA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1차전 역전승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범호 감독(왼쪽)·손승락 코치. ⓒ연합뉴스 이범호 감독(왼쪽)·손승락 코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