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밥캣→로보틱스 자회사' 재추진…합병비율 상향 조정

데일리한국 2024-10-21 17:47:35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두산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묶인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경영진은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재편안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 3사 대표는 “사업구조 재편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투자여력을 높이고 연관 있는 사업 분야를 묶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각 사의 성장 속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회사 가치를 빠르게 성장시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두산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내용을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우려되는 투자자 반발을 우려해 합병 비율은 재산정했다. 

3사가 이번에 공개한 새 합병 비율은 기존보다 소액 주주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게 되는 형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 신설 법인의 합병 비율은 1대 0.043으로 설정했는데 이는 기존 합병 비율(1대 0.031)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로써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나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함으로써 약 7000억원의 차입금 부담을 덜고 원전 관련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 향후 5년간 약 62기 수주를 목표로 시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려 했으나 주주 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에 철회한 바 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비영업자산을 정리해 1조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되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형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등에 즉각적으로 투자해 적기에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소통 부족으로 혼란과 심려를 끼쳤다”면서 "앞으로는 주주들 입장에서 고민하는 에너빌리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