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판 티메프"…'만나플러스' 정산 피해 라이더들 결국 검찰 고소

스포츠한국 2024-10-21 14:09:00
ⓒ만나플러스 ⓒ만나플러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배달판 티메프’로 불리는 만나플러스 사태가 결국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만나플러스로부터 정산금을 받지 못한 배달 라이더들이 회사를 검찰에 고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21일 배달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만나플러스 미정산 피해자들로 구성된 ‘만나플러스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오는 23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조양현 만나플러스 대표를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고소장 제출에 앞서 ‘법무법인 대건’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함께 기자회견도 연다.

만나플러스는 소속 라이더들의 정산금을 쌓아뒀다가 라이더가 필요할 때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출금하는 방식으로 정산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하루에 출금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거나, 아예 출금이 금지되는 기간이 발생한 바 있다. 회사는 초반에는 ‘시스템 장애’라고 해명했으나 6월 이후 배달시장 침체 장기화로 인한 재정난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라이더들이 벌어서 프로그램에 예치한 돈을 회사가 재정난를 해소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고, 이로 인해 라이더들은 원하는 시점에 정산금을 출금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에 라이더들은 비대위를 꾸리고 지난 8월부터 “티메프 미정산 사태와 유사한 일이 배달업계에 벌어졌다”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재 만나플러스는 새 회사와 계약서를 쓰고 이전하면 정산금을 풀어주겠다는 비상식적인 ‘갑질’을 벌이고 있다”며 “이에 정산금이 시급한 지사들 중 울며겨자먹기 심정으로 새 회사로 이전한 경우들이 있는데, 이 경우에도 정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만나플러스가 산재고용보험료도 미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만나코퍼레이션이 체납한 고용·산재보험료는 지난 5~9월 21억3000만원에 달한다.

비대위는 “산재고용보험료는 라이더 배달료 건당 3.4%이므로 총 금액은 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임금체불과 4대보험료 체납은 동시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음을 볼 때 만나플러스에서 라이더 미정산과 산재고용 체납이 동시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현재로서 미정산금 금액은 600억원 수준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나플러스 운영사인 만나코퍼레이션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73억원으로 전년(60억원)보다 적자폭이 늘어난 상태다. 당기순손실도 245억원으로 78억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등 여러 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성공적으로 투자가 확정되진 않았다.

만나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에 “고소를 진행하는 라이더들은 만나플러스를 이탈하신 분들로 현재 자체 프로그램을 더 이상 쓰지 않고 있기에 개별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소속 라이더들의 정산은 해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받았고 이후 지난주 목요일부터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재보험료 미납과 관련해서는 “미납된 세금 역시 분할 납부 등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