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씩 성장"…협동로봇 차별화 경쟁 '후끈'

데일리한국 2024-10-21 13:28:11
지난 4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는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지난 4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이 원두가 담긴 포터필터를 커피머신에 장착하는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제조·물류 현장의 자동화 수요가 커지면서 협동로봇도 진화 중이다. 제조사들은 기능적 개선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적인 혁신에도 힘을 쏟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가반하중(로봇이 들어올리는 최대 무게) 20~30㎏ 사양의 협동로봇들이 작년부터 속속 공개되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UR, 덴마크)이 지난해 11월 30㎏ 가반하중 모델을 제일 먼저 출시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 5월 30㎏ 가반하중 모델을 공개하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어 8월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20㎏ 가반하중 모델을 선보였다.

10~15㎏ 사양이 주로 쓰이다가 몇 년 사이 가반하중 20㎏ 이상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가반하중을 계속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들어올리는 중량이 커질수록 안전 문제가 수반되고 협동로봇 자체도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로봇 팔의 형태를 띤 협동로봇은 바퀴가 달린 ‘자율 이동로봇(AMR)’에 탑재하는 식으로 많이 활용된다. 사람과 충돌 또는 물건 추락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생각해야 한다.

협동로봇에는 충돌 감지 기능이 적용돼 있지만 제조사들은 안전을 100% 담보할 수 있느냐를 고민 중이다. 가반하중 때문에 협동로봇이 무거워질 경우 장점으로 꼽히는 이동 설치 또한 힘들어진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애널리시스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를 넘어섰다. 2028년까지 매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선두인 유니버설 로봇을 국내 기업 등 후발주자들이 뒤쫓는 양상이다. 20여년의 노하우를 보유한 유니버설 로봇은 신생기업들이 많은 협동로봇 시장에선 경험과 기술면에서 절대 강자로 거론된다.

팔을 뻗고 물건을 들어올리는 등 기능 구현에 있어선 비슷한 수준까지 격차가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브랜드 위상을 단기간에 따라잡긴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이 SI(시스템 인테그레이션) 업계와 구축한 ‘UR 플러스’ 생태계는 막강한 경쟁력으로 통한다. SI는 생산관리 시스템과 연계가 중요한 협동로봇에는 필수 영역이다.

UR플러스를 통해 고객 수요를 신속히 파악하고 제품화하는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유니버설 로봇은 현재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면서도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유니버설 로봇이 ‘양팔로봇’에 취약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동로봇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양팔로봇이 필요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휴머노이드 구현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선 협동로봇을 넘어 이족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형태을 찾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존이 지난해 10월 물류 창고에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한 후 관심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협동로봇 시장이 이미 캐시카우로 자리 잡힌 만큼 꾸준한 고객 확보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양팔로봇의 시장 개척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에서 읽힌다.

양팔로봇이 적용된 휴머노이드 형태가 향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족보행이 꼭 필요하느냐를 두고는 이견이 감지된다. 계단이 없는 상황에선 바퀴 이동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이족보행 기술의 시장 장악력이 절대적이진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