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변신' 서천 판교 근대건축물…12월 15일까지 전시회

연합뉴스 2024-10-21 12:00:32

중대본부·오방앗간·촌닭집·장미사진관·판교극장

쑨지 작가의 대형 '자외선 회화' 설치 작품

(서천=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국가 등록문화재이자 '시간이 멈춘 마을'인 충남 서천군 판교면 현암마을의 근대건축물 5채가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21일 서천군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판교면 현암마을에서 오는 12월 15일까지 '사건의 지평선 : 현암마을'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 15일 시작된 전시회는 마을 입구에 있는 옛 예비군 중대본부를 비롯해 오방앗간, 촌닭집, 장미사진관, 판교극장에서 진행된다.

중대본부에서는 김인규 지역작가의 최신 회화 작품 연작과 쑨지 작가의 대형 '자외선 회화' 설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방앗간에서는 2022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 작가로 선정된 김윤철 작가의 설치 작품 '아모르프'(Amorph·무정형의)와 이상원 작가의 회화 연작 '플로팅 피플'(Floating People)을 볼 수 있다. 공간 안쪽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고 백남준 작가의 '촛불 TV'를 감상할 수 있다.

촌닭집에는 이연숙 작가의 '장소기억'을 모티브로 한 몰입형 설치 작품들이, 장미사진관에는 40여년간 흑백의 스트레이트 사진을 촬영한 민병헌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강영민 작가의 '조는 하트'

판교극장에 가면 송창애 작가의 참여형 미디어아트 작품 '워터 오디세이(Water Odyssey) : 미러(Mirror)'가 전시되고, 특히 관객이 그린 선에 잎사귀가 무작위로 결합하는 물꽃 그리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하트 캐릭터로 친숙한 팝 아티스트 강영민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조는 하트' 모양의 풍선 수천 개가 있어 어린이들이 보고 만지고 뛰어놀 수 있으며, 관람객은 풍선을 직접 불어 가져가거나 공간을 채워 넣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마을 미술관에서 작품도 감상하고 아이들과 근대 건물들을 자신의 색깔로 채워 넣는 컬러링 미술관 체험도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암마을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 장항선 판교역이 생기며 활기를 띠었다. 양곡을 비롯한 물자 수송의 지역 거점으로 쌀을 가공하거나 술을 빚는 산업이 발달해 장터가 형성됐다.

2008년 철도역 이전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 근대와 현대 농촌지역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 2021년 10월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서천 판교 근대건축물들, 미술관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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