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이스라엘 '달래기'…방산박람회 참가 불허→조건부 허용

연합뉴스 2024-10-20 00:00:59

마크롱 대통령 '이스라엘 건국 발언' 갈등 악화 방지 의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내달 초 파리에서 열리는 해양 방위 산업 박람회에 이스라엘 기업들의 참가를 조건부 허용했다.

프랑스 정부는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에 장비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들은 당연히 (박람회에) 부스를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스라엘 기업들의 프랑스 내 박람회 참여를 금지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며 "원하는 이스라엘 기업은 당연히 참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는 늘 명확했다고 강조했다.

'유로나발'(Euro naval) 박람회 주최 측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프랑스 정부가 이스라엘 대표단 참가는 승인하되, 부스나 장비 전시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며 이스라엘 업체들의 참가를 제한했다.

유로나발은 해양 방위 및 보안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국제 박람회 중 하나로, 함선, 잠수함, 무인 시스템 등 다양한 해양 방위 기술과 장비를 선보이는 행사다. 프랑스 국방부와 해군 후원 아래 파리에서 격년으로 개최된다.

프랑스 정부가 사실상 이스라엘 업체 참가를 금지했다는 소식에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당일 "프랑스가 유대인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계속 채택하고 시행한다"고 맹비난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스라엘 업체 참가를 사실상 금지했다가 허용하기로 입장을 바꾼 건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이스라엘 건국 관련 발언으로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공개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자기 나라나 유엔 결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회의 참가자가 언론에 전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물론 프랑스 내 유대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17일 유럽연합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이 일부 잘리고 왜곡된 채 보도됐다며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과 기자들의 "직업의식 결여"를 탓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