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도준웅의 디지털 경제 인사이트...AI 시대 국가 전략

연합뉴스 2024-10-19 17:00:31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도준웅 대표

올해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설립돼 참으로 의미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 지난 칼럼에 이어 필자가 AI 국가전략에 참여하고 있는 지인에게 건넨 AI 시대 생존전략의 7가지 제언을 이어가고자 한다.

◇ 웹 3.0과 AI의 연결

먼저 '웹 3.0'의 철학에 대해 이해하고 AI와의 연결성을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웹 2.0 시대는 '참여, 공유, 개방'의 철학하에 SNS, 평점, 리뷰 등을 통해 국민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였다.

이 시대는 디지털 콘텐츠의 확산과 정보의 개방성이 중심이었다.

그런 다음, 구글이 Open API를 표방하며 'empowerment to people'(대중에 권한이양)이 이뤄졌다. 일부 '불합리한 기득권'이 많은 부분 합리화 되기도 하였다.

웹 3.0은 탈중앙화를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금융의 투명성을 증가시키고, AI의 발전으로 대중의 역량이 AI로 인해 상향 평준화했다.

웹2.0에서의 불합리한 기득권 해체 이후, 남아있는 '합리적 기득권'이 '자발적 탈중앙화'되는 근본적인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생성 AI로 인해 일반인도 '살면서 자작곡 1천곡' 정도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고, 책 몇 권 정도는 출판할 수 있게 되면서 '대중예술'의 진정한 의미가 실현되고 있다.

이제 AI 시대에 접어들면서 NFT와 같은 혁신이 단순한 허상을 넘어서 실제 'RWA'(Real World Asset)의 가상자산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자산의 디지털 표현을 넘어서, 실제로 활용되고, 그 가치가 실생활에서 인정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의 창작물이나 자산이 전 세계 어디서든 쉽게 거래되고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그 개인의 창작물이 AI로 인해 '거래될만한 수준의' 창작물이 됐다.

그렇다면 이 사실은 기존 IP 형태의 붕괴, 재구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의 진전은 개인의 창작물을 넘어서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국가의 경제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블록체인과 AI가 결합한 새로운 시대는 기존에 중앙화돼 있던 권력과 자산의 통제를 분산시키며, 모든 사용자가 실질적인 참여자가 되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단지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사회적,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며, 각 개인과 커뮤니티가 자신들의 자산과 창작물을 보다 자유롭게 통제하고 활용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웹 3.0 시대가 가져올 '실제 활용의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한다.

NFT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초기의 관심과 투기의 대상을 넘어서 실질적인 가치와 활용도를 입증해야 한다. 그런 다음 디지털 자산이 실제 세계의 자산과 어떻게 통합되고, 이것이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가 필요하다.

AI와 블록체인의 진정한 통합을 통해 가능해질 것이며, 이 과정에서의 도전과 기회는 우리가 모두 함께 탐색해 나가야 할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 신 레드오션과 'BPR'

닷컴 초기의 레드오션은 주로 굴뚝산업이 차지했으며, 인터넷과 IT의 발달로 경영과 생산관리가 효율화됐다.

당시 많이 회자한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은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신기술로 인해 재설계돼야 한다는 개념이었다.

작년 2월,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2대 주주사인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면담한 적이 있다.

필자는 "현재 카카오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레드오션이 됐다"는 말씀을 드렸다. 물론 다양한 설명도 병행해서 정중히 말씀드렸다.

대표적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필요했던 인력이 운영 모드인데도 거버넌스로 굳어져 있는 상태'와 같은 설명을 했다.

이처럼 현재 5차 산업혁명인 AI 시대의 레드오션은 디지털 산업과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분야다. 이 분야는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간과했으며, 이제는 많은 디지털 거버넌스와 인력의 상당수가 필요 없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과정부터 기업과 국가 기관의 디지털·IT 관련 인력이 시대에 맞게 전략적 업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기존 닷컴 이후 새로 생겨난 업무와 부서에 대한 광범위한 '리스트럭처링'(구조조정)을 수반한다.

AI의 도입과 발전이 지금의 개발과 기술 담당이 맡아야 한다는 CEO들은 각성해야 한다,

소비자를 잘 이해하는 CEO가 AI를 공부해서 그들을 더 윤택하게 하는 방향과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맞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기술자와 과학자의 주도로 만들어지는 이러한 신기술의 활용에 있어서는 다른 시선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 변화 관리 매니저는 국가

BPR과 함께 닷컴 시대에 많이 언급된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라는 개념은 혁신과 변화를 맞이할 때 일반적으로 먼저 경험하는 인력의 심리적 과정(혼란, 부정, 분노, 타협 시도, 우울, 수용)을 관리하는 방법론이다.

혁신을 마주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부정하고 분노와 기존과의 타협을 시도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닷컴, 모바일 혁명 시대를 겪으며, "야~ 인터넷으로 어떻게 물건을 사?!! 그걸로 매출이 나?!" 하던 리더가 사라지는 과정을 묵도한 사람들이 다시금 새로운 변화에서의 혼란을, 담대하게 대응하는 지혜를 후배에게 줘야 한다.

현재 AI 변화를 맞이하면서 이러한 변화 관리의 필요성이 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험 많은 선배 세대가 나서서 후배에게 변화의 긍정적인 측면을 전달하며 안정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직접 돈을 다루던 시절에서 컴퓨터를 통한 온라인 거래로 넘어가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그 결과 우리 생활이 훨씬 편리해졌다" 와 같은 격려는 중요하다.

이와 같은 접근 방식은 국가가 변화 관리의 중심 역할을 하며, AI 변혁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가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AI 전환'(AI Transformation)을 이끌어야 하며, 이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변화의 파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사회 전체의 적응을 도울 수 있다.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경제 활동에 깊이 관여하는 과정으로, 국가는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은 전략적 사고와 포괄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지속해 추진돼야 한다.

도준웅 경영전략 전문가.

▲키토크AI 대표. ▲맥킨지·CJ그룹 부사장 등 역임. ▲저서 'AI 시대 마케팅의 재구성', 'DT시대 마케팅 뉴노멀10' 등 다수.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