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자 잡아라"…유통업계, K패션·뷰티 앞세워 日시장 공략 활발

데일리한국 2024-10-19 07:30:00
일본 파르코 백화점 앞.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일본 파르코 백화점 앞.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국내 유통기업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과 패션 등이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공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8년만에 일본 동경긴자점을 전면 리뉴얼 오픈하고 일본 소비자 모객에 나섰다.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은 지난 2016년 일본 도쿄 최초로 시내면세점 특허를 취득해 오픈한 곳으로, 긴자역 인근 도큐플라자 긴자 8~9층에 위치한 도쿄 최대 규모의 종합 시내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긴자점 재단장을 통해 일본 시장에서 익숙한 사후면세점(TAX FREE)과 사전면세점(DUTY FREE)을 동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패션플랫폼 무신사도 일본에 첫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였는데,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8층 사후면세점에 입점했다.

무신사는 일본 시장에서 팝업스토어, 쇼룸 등의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을 전개해오며 K패션 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서왔다. 2021년 현지 법인으로 '무신사 재팬(MUSINSA JAPAN)'을 설립한 이후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일본 현지 판로 확대에 주력했다.

팝업스토어를 통해 현지 고객 반응을 살펴 본 무신사는 롯데와의 협업으로 일본 도쿄 긴자에 상설 운영되는 오프라인 공간까지 갖추며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나서게 됐다.

현대백화점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서 12개 K패션 브랜드를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연말까지 운영한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경쟁력 있는 한국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이다. 현대백화점이 통관을 포함한 수출에 관련된 제반 과정을 대행하는 만큼 중소브랜드들이 해외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2차 팝업스토어는 앤더슨벨의 '앤더슨벨&리바이스 협업'을 시작으로 '아비에무아', '세터' 등의 팝업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앞서 운영한 팝업스토어가 2개월 여간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목표액의 150%를 달성하고, 역대 파르코백화점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에 올라선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2차 행사를 통해 K패션 알리기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의 시스템도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시스템이 일본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지분 100%로 인수한 뷰티 브랜드 어뮤즈를 통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뮤즈는 지난 11~13일 도쿄 쇼핑 중심지인 시부야 ‘XYZ 도쿄’에서 ‘어뮤즈 인 하라주쿠 : 듀 가든’을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행사를 위해 일본 내 듀 틴트 제품을 중심으로 매장 콘셉트를 기획하고, 일본 시장을 겨냥한 특화 제품도 출시했다.

올해 일본 진출 5년차인 어뮤즈는 팬덤을 확보하며 현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올 상반기 어뮤즈의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글로벌 젠지 팬덤을 보유한 어뮤즈를 통해 화장품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럭셔리에서 대중 브랜드로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도 뷰티를 앞세워 일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경산업의 메이크업 브랜드 루나는 도쿄 시부야에 있는 대형 쇼핑몰 ‘모디(MODI)’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애경산업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한 루나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배, 지난해에는 2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성장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 일본 내에서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소비자들이 K-뷰티와 K-패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팝업스토어부터 디지털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 결합 등 적절한 전략을 통해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